핵시설만 노린다더니”…이스라엘 공습에 이란 정치범 수용소 71명 사망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29일, 오후 08:43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이란 내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6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텔아비브 동쪽 브네이 브락에서 이스라엘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AFP)


이란 당국은 29일(현지시간) 최근 12일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국 내 민간인 최소 627명이 숨지고 49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은 그간 200~400명대로 중간 집계를 발표했지만 이번에 사실상 최종 피해 규모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수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워싱턴 소재 인권단체는 휴전 직전에도 민간인을 포함해 이란에서 1000명 넘게 사망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열이틀 동안 핵시설 등 군사 목표물 720곳을 포함해 총 900곳을 폭격했으며, 이란 군 고위 간부 30명과 핵 과학자 11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500발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대부분은 아이언돔 등 방공망에 요격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2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현지 언론 통제로 인해 확인이 쉽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이번 공습에서 정치범 수용소인 테헤란 에빈 감옥이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란 사법부는 휴전 하루 전인 지난 23일 이스라엘이 에빈 감옥을 공격해 최소 7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숨진 이들에는 교도관과 수감자는 물론 면회객과 군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빈 감옥은 이란 정부 반체제 인사들이 주로 수감되는 곳으로, 이스라엘이 상징적 타깃으로 삼았다는 관측도 나왔다. 공격 직후에는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휴전 닷새 뒤 사망자가 공식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이란은 에빈 형무소 공격 직후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곧바로 휴전이 전격 발표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수감자 안전 문제를 들어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국적 수감자도 있어 우려가 크다”며 “민간 수감자를 향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