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버텼지만"…홍콩, 마지막 親민주 정당 19년만에 해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30일, 오후 02:5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홍콩의 마지막 남은 친(親)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민주연맹(LSD)이 19년 만에 공식 해산을 선언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반대파 탄압과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민주 진영이 사실상 붕괴된 영향이다.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회민주당(LSD)의 찬 포잉(가운데) 대표가 29일(현지시간) 홍콩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LSD는 전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막대한 정치적 압력에 더 이상 존속이 불가능하다”며 정당의 해산 소식을 알렸다. 이어 “무거운 마음으로 떠나지만, 그림자 속에서 여전히 투쟁하는 이들과 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홍콩 민주 진영의 사실상 종언”이라며 “베이징의 통제 강화 속에 정치적 다양성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SD는 2006년 창당 이후 풀뿌리 노동운동과 사회적 약자 보호, 민주주의 확대를 외치며 홍콩 의회와 거리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홍콩 내 민주 진영에선 앞서 시민당이 지난해 공식 해산했고, 민주당도 올해 초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해체 절차에 돌입했다.

이들 세 정당은 한때 홍콩 입법회(의회)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으나,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정부의 대대적인 반대파 숙청과 정치제도 개편으로 사실상 정치 무대에서 퇴출됐다.

LSD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도 홍콩 노동자 권리 보호를 촉구하는 등 마지막까지 시민사회 운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시행 5주년을 앞두고 결국 해산을 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LSD 창립자이자 전 입법회 의원인 렁콕훙(69)은 2020년 비공식 예비선거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국가보안법에 따라 6년 9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중앙정부와 존리 홍콩 행정장관은 소프트 저항 등 새로운 형태의 반대 움직임까지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실례로 홍콩 국가안전처는 이달 초 현지 경찰과 첫 합동 수사를 벌여 외국 세력과의 결탁 혐의를 조사했으며, 대만산 비디오게임을 중국 정부 전복을 조장한 혐의로 보안법에 따라 금지하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도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 시행이 혼란에서 질서로의 전환을 이끈 분수령”이라며 “도시의 안정과 안전을 회복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오는 12월 예정된 홍콩 차기 입법회 선거에서는 2021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승인한 새로운 선거제에 따라 국가안전위원회가 경찰 심사를 거쳐 후보 자격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