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화한 헬스케어…삼성전자가 바라본 미래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전 06:2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테크 포럼’을 통해 디지털 헬스의 미래를 다시 한 번 그려냈다. 10일(현지시간) 포럼 현장에서는 ‘갤럭시 AI’와 ‘삼성 헬스’를 결합한 개인화 디지털 플랫폼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갤럭시 테크 포럼’에 참석한 패널(왼쪽부터 삼성전자 MX사업부 박헌수 디지털 헬스팀장, 젤스(Xealth) CEO 마이클 맥쉐리(Michael McSherry), 美 대형 병원 그룹 어드보케이트 헬스(Advocate Health) 부사장 라수 스레스타(Rasu Shrestha), 美 근골격계 홈케어 솔루션 회사 힌지 헬스(Hinge Health) 대표 짐 퍼슬리(Jim Pursley))
건강의 다음 장: 예방과 커넥티드 케어의 확장’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삼성전자 MX사업부 박헌수 디지털 헬스팀장을 비롯해 젤스(Xealth)의 마이클 맥쉐리 최고경영자(CEO), 병원그룹 어드보케이트 헬스의 라수 스레스타 부사장, 힌지 헬스의 짐 퍼슬리 CEO 등이 패널로 참여해 헬스케어 산업의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헬스케어, 기술이 아닌 존엄성의 문제”

스레스타 부사장은 “커넥티드 헬스케어는 단순히 기기나 데이터의 문제가 아니라 ‘존엄성’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은 ‘내 말을 들어달라’, ‘나를 이해해달라’고 요구한다”며, 병원의 역할을 ‘헬스케어 교통통제센터’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퍼슬리 힌지 헬스 CEO는 현재 디지털 헬스가 전통적 의료체계와 따로 노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은행처럼 오프라인과 디지털이 자연스럽게 통합된 사용자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앱으로 계좌를 관리하면서도 필요하면 지점을 방문하듯, 헬스케어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쉐리 젤스 CEO도 “10년 전엔 처방전을 종이에 받았지만, 이제 98%가 전자처방으로 이뤄진다”며, 디지털 헬스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삼성 “헬스 혁신, 혼자선 못 한다…생태계 협력이 핵심”

박헌수 팀장은 “삼성전자는 큰 회사지만 이 복잡한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은 개방적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디지털 헬스 플랫폼 ‘젤스’를 인수하고, 삼성 헬스를 기반으로 흩어진 건강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젤스는 2016년 미국의 대형 병원인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병원이 환자 상태를 바탕으로 최적의 디지털 헬스 솔루션을 추천하고 환자도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향후 삼성은 젤스의 플랫폼을 삼성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자 생체 데이터를 전문 의료 서비스와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모델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데이터는 사용자의 것”…‘하이브리드 접근법’으로 개인정보 보호

포럼 직후 열린 한국 취재진 간담회에서 박 팀장은 미국에서 연내 시범 도입 예정인 디지털 헬스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 데이터는 사용자의 것”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가 클라우드 저장을 원하지 않는다면, 데이터는 로컬 디바이스에만 남게 될 것”이라며 “더 나은 성능을 위해 클라우드 이용이 필요할 경우에는 명시적 동의를 다시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규제와 미국의 규제가 다르긴 하지만, 그 차이가 이번 서비스의 베타 테스트 국가를 정하는 결정적 이유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도입은 각국 규제와 수용성에 따라 ‘선택적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헬스 인사이트 엔진’도 탑재 예정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AI 기반의 ‘헬스 인사이트 엔진’을 플랫폼에 탑재해, 일상 건강 기록과 의료 이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건강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건강 이상이 감지되면 생성형 AI 챗봇이 맞춤형 코칭을 제공함으로써, 조기 대응은 물론이고 예측적 건강 관리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편, 박 팀장은 혈당 측정 기능과 관련해 “실시간 측정은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혈당 추이를 보여주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가 가는 방향은 분명히 혈당 측정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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