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도 못 열어…1년 넘게 쏟아진 ‘남의 택배’ 지옥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전 07:37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이 주문하지도 않은 택배 상자 수백 개를 1년 넘게 받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중국 온라인 판매자가 이 여성의 집 주소를 반송지로 등록해 놓은 탓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케이의 집 차고에 아마존 택배 상자들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ABC7 뉴스’ 유튜브 채널 캡처)
10일(현지시간) 미국 ABC7 뉴스는 1년 넘게 아마존 택배 상자 수백 개를 받은 여성 케이의 사연을 보도했다.

케이는 지난 1년 동안 쉴 새 없이 도착하는 이 상자들 때문에 결국 자신의 차량 진입로에 쌓아둘 수밖에 없었다. 상자는 이제 가슴 높이까지 쌓였고, 차를 주차할 공간도 사라진 상태다.

케이는 방송 인터뷰에서 “지옥 같은 경험”이라며 “지금 보이는 건 일부일 뿐이다. 여기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택배 수령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택배에 표기된 수신자는 ‘리우산더디앤’이라는 중국 업체로, 인조 가죽 자동차 시트 커버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커버들은 대부분 차량 모델에 잘 맞지 않아, 수백 명의 고객들이 반품하고 있다. 문제는 이 반품 제품들이 중국이 아닌 케이의 집으로 계속 배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순 오배송으로 여겼던 케이는 이후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상자가 도착하자 이상함을 느꼈다. 1년이 넘도록 끝없이 도착하는 상자들로 인해 그녀의 현관 앞은 택배 상자로 뒤덮였다.

이제는 상자가 너무 많아, 외출 후 귀가할 때마다 88세 노모를 현관까지 모시려면 상자 사이를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아마존에 최소 6건의 민원을 접수했지만, 아마존에서는 수개월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케이는 “그때마다 ‘이제는 그만 올 것이다, 24~48시간 안에 연락 드리겠다’는 말만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케이에게 택배 상자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면 보상으로 100달러(약 14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케이는 “판매자가 아마존 규정을 따르지 않았는데, 왜 이걸 처리하는 게 내 책임이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마존 규정에 따르면, 해외 판매자는 미국 내 반품 주소를 등록하거나 사전 결제된 반품 라벨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무조건 환불하고 판매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리우산더디앤은 규정을 회피하고 케이의 주소를 반품지로 기재한 것이다.

아마존 측은 “고객에게 직접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사연이 보도된 이후 케이의 집을 찾아 상자를 수거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