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
OPEC+가 오는 10월부터 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OPEC+는 지난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온 데 이어 8월에는 하루에 54만8000배럴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OPEC+는 오는 9월까지 증산을 이어간 뒤 10월부터는 더 늘리지 않고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원유에 50%의 고율 관세를 포함한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발표한 직후 이뤄져 시장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상품전략 책임자는 “OPEC+의 논의는 시장이 더 많은 원유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보인다”며 “성수기 이후에는 공급 과잉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주가 재개된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영국, 베트남과 무역 합의를 도출해냈지만, 최근 이들 외 국가에 관세 전쟁의 고삐를 다시 죄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는 형국이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는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올해 3분기와 4분기 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이 하루 100만배럴 미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암리타 센 에너지 애스펙츠 시장 정보 책임자는 “4분기와 2026년까지도 관세 협상이 재개되며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리적 시장의 강세 신호를 보여주는 선물 간 가격 차이 역시 약화되고 있다. WTI의 8월 선물과 다음 월 선물 가격 차이는 여전히 강세 구조인 ‘백워데이션’(가까운 시점의 선물 가격이 먼 시점보다 높은 구조) 상태지만, 그 차이는 이번 주 초 1.57달러에서 현재 1.25달러로 축소됐다. 이는 원유 시장의 실물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