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애리조나주 교통국에 로보택시 시험 및 운행 허가를 신청했다. 애리조나주 교통국 대변인은 “테슬라가 피닉스 메트로 지역에서 운행 의사를 밝혔으며, 안전요원 동승 및 무인 운행 모두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승인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최신 자동운전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에 테슬라 직원이 안전요원으로 동승해 운행을 감독하는 방식이다. 초청된 테슬라 지지자들이 승객으로 참여했으며 안전요원은 비상상황 발생시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테슬라가 두 번째 진출 도시로 피닉스를 택한 것은, 이 곳에서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 웨이모가 2020년부터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웨이모는 현재 피닉스에서만 400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 사업자로 꼽힌다.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앞세워 센서류를 주로 사용하는 웨이모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카메라 중심 기술이 경제성을 높인다”고 강조하며, 자율주행차 시장 주도권을 놓고 웨이모와의 경쟁이 피닉스에서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오스틴 시범운행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애리조나주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를 주로 다루는 한 유튜버는 오스틴 시범운행에 초청됐는데, 로보택시가 레스토랑 밖에 주차된 차에 부딪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부 차량은 교차로에서 반대 차로로 진입하거나 경찰차를 지나치다 급정거하는 등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로보택시가 도로 교통 규칙을 위반하거나 주차된 차량을 긁는 등 각종 운전 미숙 사례가 다수 공개됐다.
이에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관련 조사에 나서는 등 규제 감시를 강화했고,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했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 차량 관리국이 테슬라가 자율주행기능에 대한 마케팅 및 광고에서 허위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2022년 회사를 고소한 바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로보택시는 머스크 CEO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프로젝트인 만큼,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머스크 CEO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아마도 한두달 안에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감세안 시행으로 테슬라에 대한 미 정부 지원도 축소·중단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보택시와 별개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내비게이션 지도 오류, 후방 카메라 고장 등 차량 품질 문제도 일부 오너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해외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보택시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 결과와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