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 관세 35%…나머지는 15% 또는 20%"(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후 02: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3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캐나다가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인상분을 35%에 추가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서한을 보내지 않은 다른 국가들엔 15% 또는 2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8월 1일부터 캐나다산 35% 관세…보복시 추가 인상”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에 서한을 보내 “8월 1일부터 미국은 캐나다산 제품에 3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는 기존의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되는 조치이며,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반입되는 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한은 그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펜타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 위기는 부분적으로는 캐나다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캐나다는 협력 대신 관세로 보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펜타닐 유입 문제는 미국이 캐나다와 직면한 유일한 과제가 아니다. 캐나다는 다양한 관세 및 비관세 정책과 무역장벽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를 초래하고 있다”며 관세율을 35%로 책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캐나다가 미국산 유제품에 대해 최대 4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콕 집어, 그러한 고율 관세를 내고서라도 실제로 미국 농민들이 캐나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는 미국 경제는 물론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캐나다가 이(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자국 관세를 인상한다면, 그 인상분은 미국의 35% 관세에 추가로 반영될 것”이라며 재보복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캐나다 또는 캐나다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세워 제품을 생산한다면,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승인 절차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몇 주 이내에 처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서한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관계의 견고함과 헌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캐나다가 미국에 재정적 보복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이 여전히 협력을 계속하기로 한 사실을 나타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CNN방송은 새로운 관세가 모든 캐나다 상품에 적용되는지, 현재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품에만 적용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25% 관세를 부과했으나,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준수 상품에 대해선 관세 적용 면제 조치를 유지했다. 지난해 미국은 약 407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멕시코산 상품을 USMCA 특혜로 수입했다. 또 원유·에너지 등 일부 품목은 10%의 낮은 관세가 적용됐다.



◇韓·日 이어 또 동맹국 고관세…캐나다 공식 대응 아직

미국의 대(對)캐나다 관세는 한국, 일본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전통적인 동맹국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캐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공식 성명이나 캐나다 의회의 긴급 소집, 내각 회의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즉각 보복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 영국 등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 발표 직전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와 만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글로벌 무역 도전 속에서 세계는 캐나다 같은 신뢰할 수 있는 경제 파트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캐나다를 포함해 관세 관련 서한을 24통 가까이 발송했다. 아직 멕시코, 유럽연합(EU), 인도 등의 관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통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아직 무역 서한을 받지 않았거나 기본 합의에 도달하지 않은 나머지 미국 무역 상대국들에는 일괄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20% 또는 1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은 현재 거의 모든 외국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를 최고 두 배로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서한을 통한 관세 부과가 마무리되면 한국 역시 캐나다 또는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 역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 품목별 관세로는 철강·알루미늄 50%, 자동차 25%, 구리 50% 등을 부과했으며,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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