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파나소닉홀딩스는 내년 말 목표로 했던 캔자스주 신규 배터리 공장의 본격 가동 시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규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시기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월 생산능력 3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캔자스 공장은 파나소닉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파나소닉홀딩스 자회사 파나소닉에너지가 짓는다. 미 네바다주 공장에 이어 미국 내에서 두 번째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정책 등이 양산 시점을 미루게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배터리 공급처인 테슬라는 올 2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38만4122대를 기록,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테슬라 사업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파나소닉HD는 지난해 캔자스 공장에 이은 미국 내 세 번째 생산 거점 구축 계획도 중단했다. 제3 공장은 오클라호마주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나소닉HD는 2030년도까지 매출 3조엔(약 28조1000억원) 이상 달성 목표의 시점도 연기한 상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최근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계획 조정에 나섰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기타큐슈시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포기했고, 토요타자동차도 후쿠오카현에서 계획 중이던 공장 건설을 연기했다.
파나소닉홀딩스는 지난 2월 인력 감축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정리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 개혁안을 발표했다. 5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1만 명 규모의 인원 감축 계획도 밝혔지만, 수익성 낮은 사업의 매각 등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보고 차량용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러나 최근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투자도 주춤해지고 있다.
닛케이는 “파나소닉의 배터리는 안전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잠재 수요는 있지만, 생산 능력 확대 시점을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