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손때 묻은 '원조' 버킨백, '137억원'에 낙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후 04:1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영국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였던 제인 버킨을 위해 에르메스가 맞춤 제작한 최초의 버킨백이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137억원에 팔렸다.

제인 버킨이 들고 다녔던 에르메스 맞춤 제작 버킨백(사진=AFP)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소더비가 이날 파리에서 연 경매에서 버킨이 사용했던 검은색 버킨백이 수수료 등을 포함해 최종 1000만달러(약 137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패션 아이템으로는 역대 최고 낙찰가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2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다이아몬드로 세팅된 악어가죽 에르메스 켈리백 ‘히말라야’다. 낙찰가는 51만3040달러(약 7억원)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제인 버킨은 1960~1980년대 프랑스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패션·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버킨은 지난 1984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회장이었던 장 루이 뒤마 옆자리에 앉게 됐다. 당시 젊은 엄마였던 그녀는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가방이 필요하다”며 즉석에서 구토 봉투에 직접 가방 디자인을 스케치했다고 전해진다.

뒤마 회장은 이 디자인의 가방을 실제로 만들어 버킨에 선물했고, 이후 에르메스는 이 가방을 더 작은 크기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버킨백’으로 불리는 가방의 탄생 배경이다. 버킨백은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에르메스의 성장을 이끈 상징적 가방으로 자리잡았다.이번 경매에 나온 버킨백은 실제 버킨이 사용했던 가방 중 하나로 1985년부터 1994년까지 거의 매일 들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경매에 나온 최초의 버킨백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다. 버킨의 이니셜(J. B.)이 덮개에 새겨져 있고, 탈착이 불가능한 스트랩이 특징이다. 일본인 개인 수집가가 전화로 응찰해 낙찰받았다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버킨은 이 가방을 1994년 에이즈 자선단체 기금 마련을 위해 경매에 처음 내놨다. 이후 2000년 다시 경매에 부쳐져 프랑스의 한 수집가가 이 가방을 다시 구매했고, 이번에 세 번째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에 거래됐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버킨백을 소수 고객만 대상으로 판매해 미국에서 반독점 집단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주민 2명은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살 수 있는 고객을 선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이 버킨백을 사려는 고객에게 신발, 스카프, 액세서리 등 다른 제품 구입을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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