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버킨이 들고 다녔던 에르메스 맞춤 제작 버킨백(사진=AFP)
기존 최고 기록은 202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다이아몬드로 세팅된 악어가죽 에르메스 켈리백 ‘히말라야’다. 낙찰가는 51만3040달러(약 7억원)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제인 버킨은 1960~1980년대 프랑스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패션·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버킨은 지난 1984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회장이었던 장 루이 뒤마 옆자리에 앉게 됐다. 당시 젊은 엄마였던 그녀는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가방이 필요하다”며 즉석에서 구토 봉투에 직접 가방 디자인을 스케치했다고 전해진다.
뒤마 회장은 이 디자인의 가방을 실제로 만들어 버킨에 선물했고, 이후 에르메스는 이 가방을 더 작은 크기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버킨백’으로 불리는 가방의 탄생 배경이다. 버킨백은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에르메스의 성장을 이끈 상징적 가방으로 자리잡았다.이번 경매에 나온 버킨백은 실제 버킨이 사용했던 가방 중 하나로 1985년부터 1994년까지 거의 매일 들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경매에 나온 최초의 버킨백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다. 버킨의 이니셜(J. B.)이 덮개에 새겨져 있고, 탈착이 불가능한 스트랩이 특징이다. 일본인 개인 수집가가 전화로 응찰해 낙찰받았다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버킨은 이 가방을 1994년 에이즈 자선단체 기금 마련을 위해 경매에 처음 내놨다. 이후 2000년 다시 경매에 부쳐져 프랑스의 한 수집가가 이 가방을 다시 구매했고, 이번에 세 번째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에 거래됐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버킨백을 소수 고객만 대상으로 판매해 미국에서 반독점 집단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주민 2명은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살 수 있는 고객을 선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이 버킨백을 사려는 고객에게 신발, 스카프, 액세서리 등 다른 제품 구입을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