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번 지진’ 日, 이번엔 역대급 폭우…“맨홀 뚜껑 날아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후 05:03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약 3주 간 도카라 열도에서 1700번이 넘는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일본이 이번엔 큰 폭우 피해를 입었다.

11일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전날 간토코신 지역 사이타마현과 도쿄 등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기록적인 호우 경보’가 잇따라 발표됐다.

사진=엑스(X구 트위터)
따뜻하고 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대기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지면서, 오후부터 비구름이 급격히 발달해 여러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사이타마현에서는 호우 경보가 총 12회나 발표됐고, 도쿄 스기나미구·시부야구, 요코하마시 등에서도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정전이 발생하거나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확산했다.

도쿄 메구로구에서는 자택이 침수된 주민들이 복구 작업에 나섰다. 집 안이 바닥에서 약 5cm 정도까지 물에 잠겼다는 70대 여성은 “어제 오후 7시쯤 눈앞의 산책로가 강처럼 변해 집 안으로 밀려 들어와 정말 무서웠다”며 “어릴 적부터 이 근처에 살아왔지만,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메구로구에 따르면 10일 밤 메구로 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지하 수로 역할을 하는 지류 자쿠즈레 강에 물이 흘러가지 못해 내수 범람(하천이 아닌 배수 불량 등으로 인한 도심 침수)이 발생했고, 그 결과 최소 9가구에서 바닥 위·아래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세타가야구에는 총 24가구에서 바닥 위·아래 침수 피해가 보고됐다. 메구로 강의 지류인 자쿠즈레 강 유역에서도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NHK 방송화면 캡처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는 주택가 도로가 강처럼 변해 차량의 헤드라이트 높이까지 물에 잠긴 모습이 확인됐다. 인근에 사는 50대 여성은 “제 차도 약 50cm 정도 잠겨서 엔진룸 안까지 물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7시 반쯤 요코하마시 고호쿠구의 한 교차로에서는 강한 비로 인해 맨홀 뚜껑이 날아가면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주변 도로가 갈라지기까지 했다.

이때 튀어나온 아스팔트 파편이 근처에 있던 차량 3대에 부딪혔고, 그 중 한 대에 타고 있던 39세 여성과 9세 남자아이가 부상을 입었다.

요코하마시는 짧은 시간에 대량의 빗물이 하수도로 몰려들면서 관 안의 공기가 압축되어 압력이 높아진 결과 ‘에어 해머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요코하마시는 “앞으로 맨홀의 수직 통로 부분에 공기를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배관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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