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보유 日주식 전량 매각 완료…다음은 ETF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후 01:45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은행(BOJ)이 금융 시스템 안정 조치의 일환으로 과거 은행들로부터 매입했던 주식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보유 주식의 처분이 완료됨에 따라, 향후에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하에서 매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처리 방안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은이 이날 발표한 ‘영업 매순(每旬) 보고서’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그동안 계상되어 있던 주식 보유 잔액이 ‘0’으로 나타났다. 6월 30일 기준으로는 장부가 기준 약 25억 엔이 남아 있었다.

일은은 2002년 초반 장기불황과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위험에 노출되자, 은행들이 가진 주식을 직접 사들여 주가 하락 리스크를 덜어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를 ‘금융안정화 조치’라고 한다.

이후 일은은 2016년 4월부터 10년에 걸쳐 이를 매각하는 출구전략을 추진해왔으며 당초 1조 3000억엔을 넘었던 잔고는 4월 말 기준 약 240억엔으로 축소됐다. 지난 1년간은 대체로 월 100억엔씩 감소해왔으며 이에 따라 7월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이제 다음은 일은이 보유한 약 37조 엔 규모의 ETF이다. 2024년 3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종료되면서 신규 매입은 중단됐지만, ETF 처분 방안에 대해서는 “시간을 들여 검토하겠다”(우에다 가즈오 총재)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일본은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2010년 ETF 매입을 시작해왔다. 2023년 10월을 기점으로 ETF 매수는 중단됐지만 4월 말 기준 일은이 보유한 ETF 잔고는 장부가 기준 37조엔, 시가 기준 70조엔(이데 신고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주식전략가 추산)에 달한다.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앙은행이 금융정책을 통해 이처럼 대규모 ETF를 보유하고 있는 사례는 어디에도 없으며 기업 지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ETF를 대량매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데다 연간 1조엔이 넘는 막대한 배당금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 배당금은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재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매각 규모를 너무 제한할 경우, 매각 완료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은행으로부터 매입한 주식과 비슷한 속도로 처분할 경우 완전 매각까지는 2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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