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채용박람회. (사진=AFP)
크리스탈은 “더이상 베이징대 학부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2014년 졸업생들은 괜찮은 직장을 구했을지 몰라도,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베이징대와 같은 중국 명문대를 졸업하더라도 고소득 일자리는 커녕 평범한 생계를 이어갈 만한 수준의 급여를 받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이후 중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더 짙어졌다.
청년들의 구직 경쟁이 치열해지자 고소득 민간 기업이 신입 채용 기준을 석사 학위 소지자로 상향하고, 중국 대학 졸업생들은 취업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추세가 확산됐다. 중국에서 석사 학위는 더 이상 전문가 양성 과정이 아닌 취업을 위한 기본 조건이 됐다는 얘기다.
2019년 48%였던 베이징대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률은 2024년 66%로 증가했다. 2013년 54%였던 칭화대 졸업생 대학원 진학률도 2022년 66%로 높아졌다. 특히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학생들의 상당수가 “이 모든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걸까”, “그냥 취업을 포기할까”라는 의문을 가진다는 전언이다.
석사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 구인사이트 자오핀은 2023년 보고서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면 취업의 황금 열쇠를 얻을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원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학력은 최소한의 요건일 뿐”이라고 적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학부 졸업생들이 대학원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중국 온라인 구직 플랫폼의 전 최고경영자(CEO) 릴리 류는 “요즘 졸업생은 급여 뿐 아니라 근무지, 기업 문화, 가치관, 직장과 집의 거리 등도 따진다”며 “기대에 못 미치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기업의 채용이 늘어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내 외국 기업들도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8월 16세-24세의 청년실업률이 21.3%까지 치솟자 해당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