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해임 서한 초안 작성...최종 결정 아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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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17일, 오전 01:0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5월까지 임기가 남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조만간 해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CNBC, 뉴욕타임스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해임 서한 초안을 작성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왼쪽)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12명의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혔으며, 참석자들도 이에 지지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동의 원래 목적은 가상자산 관련 법안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첫 임기였던 2017년에 직접 지명된 인물이다.

익명을 요청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저녁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파월 의장 해임을 논의했다”며 “의원들은 대체로 이 방침에 지지를 보냈지만,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CNBC에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고, 의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대통령은 곧 해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파월 해임 서한 초안을 작성해 해당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만 실제로 행동에 나설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불만을 거듭 표출해 왔으며, 백악관은 이미 차기 의장 선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전날 회의에 참석했던 애나 파울리나 루나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에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으로부터 파월이 해임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해임이 임박했다는 데 99% 확신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최근 연준 워싱턴 본부 리모델링 공사에 대해 예산 초과와 호화 논란을 제기하며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공사에 대해 “정부 건물로는 지나치게 사치스럽다”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안이 해임 사유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도, 해임 여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피했다. 그는 “파월은 무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궁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는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언론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했으며, 최근에는 연준 감찰관에게 공사에 대한 공식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또 연방준비법 제 10조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없이는 연준 이사진을 해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우리는 ‘사유(cause)’ 없이는 해임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둘러싼 중대한 법적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 해임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하고 금리 인하를 압박할 인물을 기용하면, 국채시장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국채금리 급등 등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말 연준의 금리 인하 당시 장기 금리 급등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시장은 연준의 정책이 틀렸다고 반응했다”며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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