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 분쟁지 철수…“이스라엘 분열 초래”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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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17일, 오후 02:4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이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시리아를 공격하면서 시리아 정부군이 분쟁 지역에서 철수했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에 항의하는 시민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임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TV 연설을 통해 “시리아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파괴보다 시리아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우리는 지역 민병대와 드루즈 종교 지도자들에게 스웨이다의 치안 유지 책임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전쟁 재발을 피하려는 조치”라고 부연했다.

그는 드루즈족은 시리아의 필수적인 일원임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의 공습은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드루즈족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일은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며 “국내외를 불문하고 시리아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시도를 우리는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동반자이며, 시리아와 그 다양성을 훼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고, 이날 시리아 정부 관리들과 드루즈족 지도자들이 새로운 휴전 합의를 발표했음에도 이번 합의의 지속 여부는 알 수 없다고 AP통신은 내다봤다. 시리아 정부와 드루즈족은 지난 15일에도 휴전에 합의했지만 곧 다시 충돌했다.

최근 스웨이다 지역에선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이 충돌한 뒤 질서 회복을 이유로 파견된 정부군과 드루즈족이 무력 충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반군 세력의 주도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퇴출된 이후 시리아 신정부의 안정성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태로 간주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드루즈족 보호’를 자처하며 15일 정부군과 스웨이다로 향하는 수송 차량을 목표로 수십 차례의 공습을 감행했다. 전일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공습했다.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으로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시리아 당국은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공습 이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철수할 때까지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의 국경 인근에 이슬람 무장세력이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접경지이자 군사 요충지인 골란고원의 경우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80%를 점령해 현재까지 지배 중이다. 골란고원 완충 지대는 1974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정전 협정에 따라 유엔휴전감시군(UNDOF)이 주둔하도록 지정됐다.

드루즈족는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인 이스마일파에서 10세기에 분파된 종교 공동체로, 전세계 약 100만명의 드루즈족 중 절반 이상이 시리아에 거주한다. 나머지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거주한다. 이스라엘에선 드루즈족의 군 복무 참여율이 높아 충성도 높은 소수민족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유대교 초정통파의 이탈로 연립정권이 붕괴 위험에 처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무력사태를 일으켜 시선 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날 엑스에 당사국과 상황을 끝내기 위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모든 당사자에게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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