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그의 발언은 그동안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한 연준 위원들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 월러 이사는 “심리지표와 실물지표를 종합해보면 지금의 노동시장은 경계선에 서 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3일 발표된 6월 고용보고서는 실업률은 소폭 하락한 가운데 민간 부문의 고용 증가세와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 강화 조치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급감이 동반돼 노동시장 분석은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러 이사는 미셸 보먼 부의장과 함께 지난달 FOMC에서 이달 금리인하를 지지했다. 지난 9일 공개된 6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19명 중 대다수는 연내 금리 인하 재개를 예상했고 일부는 올해까지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며 “통화정책은 관세 효과를 살펴본 후 근원 인플레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여전히 안정돼 있으며, 임금 상승도 가속화되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에 대해선 “악화될 가능성이 더 크고 이미 기준금리를 인하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짚었다. 그는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 모멘텀은 뚜렷하게 둔화됐고 FOMC의 고용 안정성 책무에 대한 리스크는 커졌다”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025년 상반기 약 1% 성장한 뒤, 연말까지는 ‘부진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개 연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월러 이사는 7월 이후 FOMC에서의 인하 여부에 대한 질문에 “향후 나오는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금리를 한 번 내린다고 해서 계속해서 연속으로 인하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중요한 건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먼저 조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백악관 인사들과 관련 보직에 대해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7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을 2.6%,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7.4%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