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최소 15~20% 관세"…다우지수 0.3%↓[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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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19일, 오전 06:3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최소 15~20%의 기본 관세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개선된 가운데 미국의 국채금리는 뚝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2% 하락한 4만4342.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01% 내린 6296.79를 기록했고,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5% 오른 2만896.66으로 장을 마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EU 간 무역 협상에서 모든 EU 제품에 대해 최소 15~20%의 관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 기본관세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웃도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제안한 자동차 부문 관세 인하 방안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 실적은 엇갈렸다. 넷플릭스는 전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5.1% 하락했고,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실적 발표 이후 2.35% 떨어지며 다우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다만 전반적인 실적 시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 S&P500 기업 중 약 12%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3%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앞서 펩시코, 유나이티드항공, JP모건, 골드만삭스 등도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주요 기술주 주가는 엇갈렸다. 테슬라가 3.21% 급등한 가운데 아마존(1.01%), 알파벳(0.67%), 애플(0.55%), 메타(0.41%) 등이 소폭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0.34%), 마이크로소프트(-0.32%) 등은 하락했다.

◇美소비자 물가 전망 ‘4.2 관세 발표 이전’ 수준으로 하락…국채금리 뚝

국채금리는 뚝 떨어졌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2%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4.6bp나 덜어진 3.871%를 기록했다.

달러 역시 소폭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7% 내린 98.46을 기록했다.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하락한 것은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이날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7월 소비자조사 예비치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심리지수는 61.8로 전달보다 1.8%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일치하며,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4%로, 6월(5.0%)과 5월(6.6%)보다 낮아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이라며 전면적인 10% 관세를 발표하기 전인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5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6%로 떨어지며 전달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조사 책임자인 조앤 수 미시간대 교수는 성명에서 “두 수치 모두 2월 이후 최저치지만, 여전히 작년 12월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위험을 여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12월 당시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년 후 2.8%, 5년 후 3.0%였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연준이 주시하는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주장하면서 금리가 동결하는 쪽으로 기울 경우 강하게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월러 이사는 전날 뉴욕대 머니 마켓티어스 공개 연설에서 “물가 기대가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연준이 금리 인하로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며 “고용시장이 ‘가장자리(edge)’에 있는 만큼 이번 달 회의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EU, 러시아 에너지 수출제재에도 유가 하락

국제유가도 소폭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0달러(0.30%) 내린 배럴당 67.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9월물은 0.24달러(0.35%) 하락한 69.28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긴 했지만, 이전보다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시장은 판단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제18차 제재 패키지를 채택했는데, 이는 현재 배럴당 60달러로 고정된 러시아산 원유 거래가격 상한제의 작동 방식을 일정 주기마다 직전 3개월의 평균 가격에서 15%를 자동 인하하는 변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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