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론 정권은 1946년 집권 후 수입대체 경제 정책과 높은 관세 등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에 나섰다. 영란은행 산하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은 지난 2023년 보고서에서 페론 정권의 이같은 정책이 오히려 경제 쇠퇴의 핵심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민족주의가 뿌리내리고, 경제적 성공은 생산 경쟁력이 아니라 정부와의 친밀도에 따라 좌우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면서 “이는 현재 미국이 하고 있는 정책과 무섭도록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페론 집권 당시 아르헨티나에 없던 강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 지도자에 대한 개인숭배, 언론·대학·법률가 집단 등 시민사회 일부에 대한 공격이 아르헨티나의 과거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무역 상대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고, 일부 국가와의 무역합의가 미국의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해외 국가와 기업들로부터 수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약속받은 점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같은 투자 약속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우리(미국)가 공장을 돌리기에는 점점 불편하고 까다로운 곳이 되고 있고, 필요한 재료나 부품 값까지 올리고 있어서, 앞으로 투자 자금이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특히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구리 등 제조업 필수 소재에 대한 관세가 오히려 미국 제조업 규모를 축소하고 품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투자자 불확실성이 커지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은 생산거점으로서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전략의 최대 수혜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 제조업과 투자 환경에 불리하게 작용, 중국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