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악마화, 하마스의 가짜 뉴스…전쟁만 지속시켜"(인터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8월 08일, 오후 03:2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어린 아이들이 굶주림에 내몰려 영양실조에 걸리고, 인질이 앙상한 몸으로 자신의 무덤을 판다. 지구 반대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2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런던 로열 홀러웨이대 연구에 따르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올해 1월 5일까지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6만∼9만명으로 추산됐다.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공관차석).(사진=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제공)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공관차석)은 지난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선 국제 사회가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은 명확하다”며 “하마스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에 더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내 침착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던 그는 인질과 관련 대목에선 “조건 없는 즉각적인 석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대 역사상 자행된 가장 큰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샤인 부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상당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한 구호품 배급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하마스가 상황을 과장하거나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가자 아이 사진을 보도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와 형제들은 건강해 보인다. 알고보니 희귀병을 앓는 아이였다. 이후 NYT가 이를 정정 보도했다. 아이의 건강 상태는 안타까우나 그 원인은 이스라엘에 있지 않다. 이런 식의 조작된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GHF는 하마스에 악몽이다. 지난 2년간 하마스의 주요 수입원은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인도적 지원 물자였다. 각국이 무상으로 지원했는데, 하마스가 이를 탈취해 비싼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되팔았다. GHF는 유통 과정에서 하마스를 배제하고, 가자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음식과 물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출처가 하마스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마스가 주장하는 민간인 피해 소식에 증거를 찾기 힘들다. 하마스는 GHF가 실패한 것처럼 보이길 바란다. 그래야 다시 하마스가 자금과 권력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마스는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현장에서 직접 혼란을 유도하기도 한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GHF는 지금까지 가자 주민들에게 1억1000만끼를 제공해왔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OPS)도 전통적 인도적 지원의 실패를 인정했다. 지난 6월에 나온 UNOPS 보고서는 지난 2개월 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트럭의 87%가 무장 단체나 가자 주민 군중에 의해 약탈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이 민간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이나 절차가 있나.

△현대전에서 IDF만큼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군대는 없을 것이다. 타격 대상 지역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해 전단을 살포하고, 경고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이 과정에서 우리 작전이 노출돼 작전이 취소되는 것도 감수하는 것인데, 이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민간인이 아닌 하마스다. 하마스 구성원들은 휴전 중에는 카메라 앞에서 복면을 쓰고 무력을 과시하지만 휴전이 끝나면 다시 민간인으로 위장한다. IDF는 무장했거나 우리 병력에 위협이 되는 존재를 하마스 요원으로 간주한다. 이 기준은 매우 명확하나 하마스가 민간인으로 위장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방해하고 있다. 이건 전쟁범죄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하는 문제다.

―지난달말 이스라엘은 가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했다. 일각에선 아직 기아 사태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아니다.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 가자의 문제는 구호품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것이다. 현재 가자에 유입되는 물자의 양에는 제한이 없다. 이스라엘은 가능한 많은 양의 물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GHF, 공중 투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IDF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이 민간 영역에 대한 상품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GHF의 공급 능력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다.

―가자 전쟁은 이제 22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휴전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명확하다. 하마스가 휴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매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많은 양보도 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하마스가 터무니 없는 걸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협상을 시간 끌기용으로 이용하고 있고, 그 사이 ‘이스라엘의 악마화’ 같은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하마스는 전쟁을 끝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현재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느껴 휴전할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질 석방과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 하지 않는 것, 단 2가지다. 내일이라도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고 무장 해제를 약속한다면 전쟁은 끝날 것이다.

―그들이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서 ‘살라미식’을 고수하는 이유인가.

△하마스는 가자 주민들을 ‘도구’로 보고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하마스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멸절이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만 비판하고 하마스를 방치한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가 함께 나서서 하마스에 대한 여론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은 계속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완전 점령 방안 등 군사작전 확대를 두고 이스라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다. 당연히 여러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모두가 동의하는 건 지금 상황이 이대로 지속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에 여전히 인질이 존재하고, 하마스도 그대로 있다. 우리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마스는 협상장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니 우리는 그들이 돌아오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공개된 인질 영상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영상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 인질들이 그 악한 자들의 손에 어떤 일을 겪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마스가 인질을 그들의 보험이자 인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하마스에 대해 조건 없는 즉각적인 석방을 강력히 압박해야 한다. 이건 정말 현대 역사상 자행된 가장 큰 전쟁 범죄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지금 이야기되는 두 국가 해법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의 팔레스타인이란 국가는 곧 ‘하마스 국가’를 의미한다. 2005년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철수하자 하마스가 이를 장악하고 급진적인 사상을 주민들에게 주입하고 로켓 공격, 자살 폭탄 공격 등 온갖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면 수십 배 더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PA)를 보면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없다. 예를 들면 PA 내 엔 ‘테러리스트에 대한 보상(pay-for-slay)’시스템이 있다. 더 많은 유대인을 죽일수록 그 가족에게 더 많은 돈을 주는 시스템이다.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건 온건한 지도부다. 이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아이들에게 테러와 폭력을 가르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두 국가 해법’도 논의조차 될 수 없다. 하마스를 제거하지 않는 한 가자지구에 미래는 없다. 중동 여러 나라들이 가자지구 재건을 돕고 싶지만 하마스가 있는 한 온갖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할 국가는 없다.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 과제이다.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캐나다 등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건 전적으로 잘못된 결정이며, 현실을 완전히 오독한 행위이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 가지 하메드는 “여러 나라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움직임은 10월 7일의 열매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학살이 팔레스타인 국가승인으로 이어지는건 심각한 문제이다. 전 세계에 “폭력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메시지가 얼마나 위험한지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국경은 어떻게 정하며 지도자는 누구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움직임은 전쟁만 장기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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