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임시 이사로 지명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이런 CEA 위원장을 지명하면서 “마이런 박사를 새 연준 이사로 지명하게 돼 영광”이라며 “2026년 1월 31일까지 임시로 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버드 경제학 박사 출신인 마이런은 1기 행정부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냈고, 2기 초반부터 나와 함께 해왔다”며 “경제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이번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 거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직후 이뤄졌다. 파월 의장이 “관세 정책의 인플레이션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며 금리 동결을 고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차입 비용을 낮추라”고 압박해왔다.
마이런 연준 이사 지명자(이하 지명자)는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 설계자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토대가 된 ‘마이런 보고서’에서 만성적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약달러’를 주장했다. 이른바 제2의 플라자합의인 ‘마라(Mar-a-lago)라고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합의는 미국과 동맹국이 환율 안정을 도모하는 대신, 외국 중앙은행이 미국 초장기 국채를 자발적으로 보유하도록 유도해 달러 약세와 제조업 부활을 꾀하는 전략이다. 외환시장 개입 자제, 국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조절, 안보·경제정책 연계가 핵심 골자다. 연준이 달러와 관련한 직접적인 정책을 펼치진 않지만, 금리 인하는 이 전략에 필연적으로 달러 약세 압력을 더하게 된다.
그는 관세가 물가를 올릴 것이란 연준에 대해 “관세 망상 증후군을 앓고 있다”며“관세 확대에도 물가 압력 증거는 전혀 없다”며 즉각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계하는 파월 의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관세에 의한 인플레이션도 일시적이라고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6월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8% 상승으로, 작년 말보다 약간 낮았다”면서 “그러나 재화 가격에 대한 일회성 관세 효과 추정치를 제외하며 6월 근원 PCE 물가는 2.5% 미만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오직 근원 재화 인플레이션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관세의 제한적인 전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한 지속적인 궤도에 있고, 총수요 부진, 고용시장의 취약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나는 우리가 고용 책무의 위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동 담당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사진=AFP)
마이런의 임기는 내년 1월 종료되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잔여 기간을 채우는 한시직이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이 단순 ‘임시 보강’이 아니라 장기 포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까지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런을 발판 삼아 의장 교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권력 지형을 재편하고 파월 체제를 압박하는 ‘정치 전쟁’의 서막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러 이사가 파월 후임 유력 주자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 경제 참모들은 월러이사의 정책 성향과 연준 시스템 이해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최근 그와 해당 직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여전히 후보군에 남아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제임스 불러드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으로 일했던 마크 서머린 등 약 10명이 후임 의장 후보군으로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