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전 기강 잡는 시진핑, 티베트 찾아 ‘민족 공동체’ 강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8월 21일, 오후 04:2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티베트(중국명 시짱) 자치구를 찾아 중화민족 공동체 건설을 추진하자며 단결을 촉구했다. 이번 방문은 시짱 자치구 설립 6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한 것이지만 다음달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중국 내 분위기를 다잡으며 단합을 촉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오전 티베트 자치구에서 열린 자치구 설립 6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중국 국무원)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시짱 라싸에서 열린 티베트 자치구 6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행사에서 직접 발언하진 않았고 국가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연설했다. 국가서열 5위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도 배석했다.

왕 주석은 시 주석이 ‘중화민족 공동체 건설로 아름다운 시짱의 새로운 장을 열다’라고 적은 현판을 티베트측에 전달했다. 그는 “지난 60년 동안 시짱 경제와 사회는 전면 발전했고 지역 민족 자치 제도가 성공적으로 실천됐다”면서 “당의 새 시대 시짱 통치 전략을 관철하고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전날 왕 주석과 차 서기 등 고위급을 대거 이끌고 티베트를 찾았다. 시 주석이 티베트를 방문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4년여만이다.

시 주석은 전날 티베트 자치구 업무 보고에 참석해 “티베트 통지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정치·사회적 안정, 민족 단결, 종교 화합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민족 공통 언어와 문자의 대중화와 본토와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또 “고원 특색 산업, 특히 농축업과 청정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고 자원가공업과 현대 서비스업을 발전시키며 문화관광산업의 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당을 통치하는 정치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부패하지 않은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 생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4년만에 다시 티베트를 찾은 이유는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중국 내 단합을 촉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중국에선 티베트 망명 정부에서 활동하는 달라이 라마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 조만간 달라이 라마 후계자가 환생을 통해 선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국측과 정통성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티베트 자치구 라싸 지역 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국 국무원)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직접 티베트를 찾아 민족 단결과 종교 화합을 언급한 것은 티베트 지역 내 달라이 라마의 영향을 지우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달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과 인도 국경 지역에 티베트가 위치했고 달라이 라마가 인도에 망명 정부를 세운 만큼 중국이 인도와 협력을 통해 티베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들도 티베트 자치구의 경제적 성과를 언급하며 공동체 발전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지난해 티베트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1965년의 155배인 2765억위안(약 54조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올해 3000억위안(약 58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GT는 “시짱의 발전 여정은 새로운 시대 중국공산당의 시장 행정 정책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고 각 지역 사회 발전의 실질적인 요구에 부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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