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대통령실 산하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의 길버트 크루즈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앙헬레스 경찰서에서 ‘한국인 전용 헬프 데스크’ 개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필리핀 루손 경찰청 페이스북 영상 캡처)
21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인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실 산하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는 이날 앙헬레스시를 시작으로 전국 경찰서에 한국인 보호 전담 헬프 데스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최근 몇 달 사이 마릴라오·앙헬레스 등지에서 납치, 총격, 무장강도 등 한인을 노린 강력 범죄가 잇따라 한인 보호가 시급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필리핀에선 앙헬레스, 마닐라, 세부 등 한인 거주·관광지가 범죄 집중 지역으로 꼽힌다.
길버트 크루즈 PAOCC 사무국장은 “한국인 보호와 신속한 지원, 적시에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한국인 헬프 데스크를 주요 입국지와 관광지에도 확대 설립하고 있다”며 이날 세부와 마닐라 등 타지역 경찰서에도 동일한 서비스가 개시됐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앙헬레스시 한인타운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대낮 강도에 희생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이후 다음달인 5월 PAOCC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한인회는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양국이 경찰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PAOCC와 필리핀 경찰은 한국어 기본회화 교육과정까지 준비해, 외국인 피해 신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루즈 국장은 “한국계 경관 배치, 통역 서비스, 범죄 다발 지역 집중 순찰 등이 함께 추진된다”고 밝혔다.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는 이날 앙헬레스 헬프 데스크 개소식에 참석해 “조속한 범죄 대응과 협조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내 한인사회는 최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범죄 표적이 돼왔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에만 200건 넘는 한인 피해 범죄가 접수됐으며 이 중에는 살인, 납치, 강도 등 중범죄가 포함됐다.
한국 외교부와 한인회는 필리핀 당국에 치안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며, 한인 커뮤니티 역시 범죄 제보 시 포상금 지급 등 협력에 나서고 있다. 양국은 앞으로도 국제공조 수사, 정보공유, 경찰-커뮤니티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PAOCC와 필리핀 경찰은 이번 헬프 데스크 설치가 한인 보호뿐 아니라 현지 치안과 관광 산업 신뢰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