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나오며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와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진행자가 ‘체포 과정에서 비자 하나하나를 다 확인했는가’라고 묻자 “아니다. 처음 몇 명만 확인했고 (나머지는)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구금을 시켰다”며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이런 걸 확인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다 구금이 된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B-1 (비자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일 했는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다 구금을 시켜버렸다”며 동료들에 대해서도 확인 절차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일부 보도를 보면 근로자들을 향해 조롱성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도 있던데 그런 이야기는 들은 게 없는가’라고 질문하자 A씨는 “체포 당시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감옥 들어와서, 그 사람들 딴에는 농담이라고 하는 내용들이 저희들한테 기분 나쁘게 받아들여진 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감 시설에 들어갔을 때 물통에 물을 받아서 배치를 해놓더라. 거기를 저희가 한 번 열어본 적이 있었는데 거미 시체가 있었다”며 “이것 좀 씻어서 바꿔 달라고 하니까 간수 중 한 명이 ‘이거 마시면 너희 스파이더맨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농담을 하고 그랬던 적은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 중 대부분이 수감됐던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싱크와 변기에서 물이 새고 있다. 이 사진은 2021년 11월 진행된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감사 당시 촬영됐다. (사진=美 국토안보부)
A씨는 진행자가 ‘체포해서 구금 시설로 옮겨진 다음 어떤 설명도 못 들었던 것인가’라고 묻자 “사실 그렇다.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다”며 “구금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비자 보여주고 간단하게 비자 관련해서 질문 몇 개만 하고 나면 풀어주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 당시에는 다들 구속도 안 됐었고 질문 몇 개만 하고 다시 업무로 되돌아가는 줄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또 영사관이나 회사 측 도움을 묻는 말에는 “3일인가 4일 차쯤에 외교부에서 대사관 신속 대응팀을 파견해 내부 상황 설명해주고 앞으로 예정 상황, ‘정부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들었다”며 “수감 시설에서 나오는 CNN 뉴스가 공식적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그 외는 간수들이 이야기하기는 했는데 말이 매일 계속 바뀌어서 사람들이 전혀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다른 분들 중에서 한국 돌아와서 자고 일어났을 때 눈 떠보니까 감옥 안이었다고 악몽을 꾸신 분도 있다고 하더라”며 “업무상 필요하면 (미국에) 가야 하지 않겠는가. 대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행정적인 여건이 완전히 갖춰진 상태로 나가야지 지금처럼 B-1 비자 쓰고 가라고 하면 그때는 힘들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