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정상회담 중국에서"vs 美 "틱톡 핵심 기술 내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전 10:0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된 가운데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양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진행된 한중 양자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이날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두 달 동안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백악관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적 승리’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측에 그 대가로 무역 현안이나 중국계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매각 문제 등에 있어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WSJ는 “지금까지 중국은 거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무역회담을 통해 중국이 마침내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아니면 최소한 제안만 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방중이란 목표를 밀어붙이려는 계획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마드리드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틱톡 매각이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제정된 ‘틱톡금지법’에 따라 틱톡의 미국 사업 강제매각이 결정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재집권하면서 이 시한을 여러 차례 연장했다. 최종 시한은 오는 17일로 임박했다.

틱톡 미국 사업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추천 알고리즘에 있다. 중국 정부는 틱톡의 핵심 기술인 알고리즘 수출에 대해 반드시 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으로, 지금까지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이를 내놓도록 허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실상 거래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로서 틱톡 문제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 WSJ는 “중국이 틱톡 매각 문제에서 어떤 유연성을 보이는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에 어느 정도 필요한 양보를 할 준비가 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 실질적인 양보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장기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 정상은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계자들은 미국의 경우 정상회담 후보지로 APEC 정상회담 개최지인 한국을 생각하고 있으나 중국은 자국에서 정상회담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중국 입장에선 자국에서 정상회담이 열려야 시 주석이 돋보이도록 행사 전반을 연출할 수 있고 돌발 상황이나 변수도 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자들은 올해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등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외교 참사’와 같은 일을 경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자유로운 언론과 예측 불가능성이 뒤따르는 APEC 회의보다는 철저히 통제 가능한 자국 내 정상회담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 파견될 예정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추진하기 위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방문한다면 시 주석이 내년에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중국 전문가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핵심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할지 여부”라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APEC에서 열리는 건 차선책으로 중국은 이를 원치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관건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할 만큼 충분히 양보를 내놓을지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중 4차 고위급 무역회담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틱톡, 무역, 경제, 국가안보 문제 등이 논의됐으며 6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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