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서 10만명 극우 집회…폭력 충돌 속 찰리 커크 추모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전 10:3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영국 런던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10만 명이 넘는 대규모 극우 집회가 열리며 경찰과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이번 시위는 미국 유타주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성격이 더해지며, 유럽 극우세력의 결집을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토미 로빈슨 지지자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위에 참여, 깃발을 흔들고 있다.(사진=AFP)
1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영국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이 ‘왕국 통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연 도심 집회에 약 11만명(경찰 추산)의 지지자가 몰렸다.

집회를 주도한 로빈슨은 영국의 대표적 극우 인사로, 과거 폭력 전과까지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번 집회를 ‘최대 규모 자유 언론 축제’고 포장했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화상으로 참여했다. 그는 화상 연설에서 “폭력을 원하든 원치 않든 폭력은 찾아온다.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는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을 키웠다.

머스크의 발언은 영국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의원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영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런던 경찰은 집회 참가자 일부가 경찰에 돌, 병, 조명탄을 던지고 발길질과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6명이 부상을 입었고, 최소 25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대규모 차단선을 설치해 반(反)인종차별 단체 ‘스탠드 업 투 레이시즘‘의 맞불 시위대와 분리했다. 해당 맞불 집회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해 “난민 환영” 구호를 외쳤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은 결코 극우 폭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스타머 총리는 경찰 폭행과 소수자 괴롭힘을 강력히 규탄하며 “영국 국기(세인트 조지 십자 국기)는 영국의 다양성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내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나이젤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 내 극우 성향의 개혁영국(Reform UK)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패라지는 “집권하게 되면 60만 명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집회는 미국 보수 활동가 커크가 유타주에서 강연 도중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과 맞물려 극우 진영의 결집을 강화했다. 로빈슨은 “찰리 커크와 자유를 기리기 위해 행진한다”며 참가를 독려했다. 이에 지난 12일 런던에서는 커크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수백 명이 참석했다.

런던 경찰은 13일 1600명 이상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며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와 겹쳐 이른바 축구 광팬을 지칭하는 훌리건의 시위 참여 가능성에 경게 태세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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