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재)한국-아랍소사이어티)
윤재옥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대표의원은 개회사에서 한-중동 협력의 역사적 흐름을 언급하며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양측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압둘라 사이프 알누아이미 주한 UAE 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에너지·투자·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랍과 한국 간 파트너십이 발전해 왔으며, 이러한 협력이 양 지역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양측이 굳건한 양자 관계를 기반으로 분야별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이번 세미나와 같은 교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사는 ‘AI 협력: 중동의 디지털 전환과 한국의 기술’을 주제로 UAE가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담당 국무장관직을 신설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이사는 “자본·컴퓨팅·에너지·데이터·인재 등 AI 연구 기반을 갖춘 중동이 글로벌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하면서 금융·미디어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전환 사례도 공유했다.
‘수소경제: 중동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이 만나다’라는 주제를 발표한 방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동의 수소 개발 배경과 한계를 짚으며, 수소 에너지가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은 저비용 생산지, 한국은 고도 활용국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상호보완적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2033년 이후 울산과 여수를 동북아 수소 허브로 육성하는 장기 로드맵을 제안했다.
김은비 국방대학교 안보정책학과 교수는 ‘방위산업 협력: 한국 방산의 중동 진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한국 방산 수출 현황과 중동 각국의 국방비 지출 특성을 분석했다. 그는 UAE(약 5%), 사우디아라비아(약 7%), 카타르(약 6.5%) 등 주요 국가의 수요를 언급하며, 튀르키예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국 방산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설명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국회 김건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책임연구위원이 사회를 맡아 ‘한-중동 미래 협력 방안 및 과제’를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변화로 대중동 방산 수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스라엘·튀르키예 등과 달리 방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국제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한국 방산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기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한국 AI 기술의 중동 확산을 위한 과제로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꼽았다. 그는 아랍어의 특수성과 종교·문화적 배경 차이에서 발생하는 콘텐츠 필터링, 서비스 연속성 문제를 지적하며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동 국가별로 자원 보유 현황, 노동 시장 구조, 주력 산업 육성 방안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국가별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며 “중국과 일본은 중앙 정부 중심으로 장기 네트워크 수립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은 개별 기업 중심으로 실익을 중시해 장기적 신뢰 구축이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