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유타 밸리 대학 행사 중 암살당한 극우 정치 운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여성이 꽃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은 미 미식축구리그(NFL)의 애리조나 카디널스 홈구장이자 2023년 ‘슈퍼볼’ 경기가 열렸던 곳으로 6만 이상 수용할 수 있다. 추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대형 구장에서 추도식이 거행되는 배경에는 우파를 결집시키고 좌파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커크의 암살 사건 이후 유럽도 극우 세력이 결집할 조짐이다. 지난 주말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자발적인 추모 집회가 열렸다. 특히 영국에선 영국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이 ‘왕국 통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연 이 집회에 약 11만명(경찰 추산)의 지지자가 몰린 가운데 일부 참석자들이 커크를 애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찰리 커크의 살해 사건이 극우 집회의 지지 세력 결집에 활용되고 있다”고 짚었다. 영국에서는 현재 나이절 패라지의 개혁당 대표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극우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독일·프랑스 등에서도 반이민·반세계화 구호를 앞세운 극우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커크 피살 사건은 이런 움직임에 ‘희생자 서사’를 더해 극우 세력 결집의 상징적 계기가 된 셈이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범죄가 아닌 ‘세계 우파 민족주의 운동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 공간에서 커크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며 글로벌 보수 네트워크 형성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커크를 ‘순교자’로 호명하는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으며, 유럽·남미·아시아 각국 극우 단체들이 연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냉전 시기 미·유럽 보수 세력이 공산주의 반대라는 대의 아래 뭉쳤다면, 지금은 이민과 다문화 사회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결속의 축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커크-유럽 극우로 이어지는 연대는 ‘대중 기반의 초국가적 포퓰리즘’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