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겹고 비린 맛” 中 인플루언서가 직격한 프랜차이즈[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15일, 오후 05:4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한 유명 왕훙(인플루언스)이 대형 식당 프랜차이즈를 공개 저격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왕훙은 해당 프랜차이즈가 미리 만들어진 음식, 즉 간편조리식인 밀키트(위즈차이)를 쓰면서도 비싼 값을 받는다고 비판했는데 온라인에서 공감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중국 프랜차이즈 시베이. (사진=바이두)


15일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바이두, 샤오홍슈, 웨이보 등에서는 ‘위즈차이’와 관련한 게시물이 크게 늘었고 실시간 검색어에도 등장하고 있다. 위즈차이와 관련해 도마에 올랐던 프랜차이즈 ‘시베이’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위즈차이 논란이 불거진 것은 중국의 왕훙인 뤄용하오가 지난 10일 시베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부터다.

그는 SNS를 통해 “오늘 비행기에서 내려 동료들과 시베이에서 식사를 했는데 거의 모두 미리 만들어진 요리이고 너무 비쌌다”면서 “정부가 가능한 빨리 식당이 조립식 접시를 사용하는 지 여부를 표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뤄씨에 따르면 그와 동료 총 5명은 10일 오후 시베이에서 15가지의 요리를 주문했다. 그런데 양갈비는 하루 전 것을 다시 구워서 역겨운 맛이 났고 파를 곁들인 생선구이는 비린내가 가득했으며 국수 육수는 하루가 어제 남겨둔 것을 먹는 것과 같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5가지 요리 중 2개는 맛이 없어서 먹지도 않았다. 가격은 830위안(약 16만2000원)이 나왔는데 미리 만들어진 요리를 단순히 가열하는 값치고는 비싸다고 지적했다.

뤄씨의 주장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시베이는 중국에 37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일 뿐 아니라 많은 음식점이 현장에서 음식을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조리에 그치는 상황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시베이의 창업자인 자궈룽 회장은 밀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뤄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뤄씨는 시베이가 밀키트를 쓴다는 직접 증거를 가져오면 10만위안(약 1947만원)을 주겠다며 포상금을 내걸었다.

중국 인플루언서인 뤄융하오가 지난 10일 시베이 음식점에서 메뉴 가격과 맛 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TV(CCTV),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도 관련 사태를 다루면서 문제가 커지자 시베이는 사과의 뜻을 전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주요 메뉴의 전처리 과정은 최대한 매장 현장에 맞게 조정하겠다며 개선 계획을 전했다.

중국에서 밀키트는 일상생활에 녹아든 자연스러운 제품이다. 간단한 샌드위치, 라면뿐 아니라 덮밥이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이용한 요리까지 모두 시중에서 간단히 구입할 수 있다.

중국 화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밀키트 산업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9%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몬느 4757억위안(약 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시베이 사태가 큰 논란이 된 것은 지금까지 믿고 식사하던 대형 프랜차이즈가 조리된 음식을 내놓는다는 배신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베이징에서 살고 있는 한 30대 중국인 장모씨는 “시베이는 가족들이 함께 자주 가는 식당으로 어린이들도 식사를 많이 한다”면서 “심하게는 수개월 전 만들어진 제품을 갖고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시베이 밀키트에 대한 뤄융하오의 불만이 지속되면서 밀키트 산업에 대한 신뢰 위기를 대중에 노출시켰다”며 “밀키트의 안전성, 영양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의구심은 장기간의 불투명한 정보, 큰 표준 차이, 일관성 없는 규제 시행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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