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이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한때 425.70달러까지 올랐다가 결국 3.6% 상승한 410.04달러에 막마했다. 올 들어 누적 손실을 모두 만회하며 연간 2%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매입은 테슬라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전환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6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6년부터는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머스크는 두 사업이 “수조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다만 당장의 실적은 부진하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72만1000대를 인도해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이달 말 미국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되면 단기 수요 충격도 예상된다.
통상 기업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는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전통적인 긍정적 신호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글로벌 기술리서치 대표는 “머스크의 이번 대규모 매입은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신호이며, AI 중심 전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68배로, 다른 매그니피센트7의 평균(28배)의 6배 수준이다. CFRA는 테슬라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낮추며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했다. 주가와 펀더멘털리 괴리됐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크의 정치 활동은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개 발언이나 정치적 입장이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여론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머스크가 테슬라 외에 스페이스X,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등 다양한 사업에 관여하면서 테슬라 경영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로보택시 서비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변수다. 시장 기대와 달리 출시가 지연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전기차 판매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고, 자율주행과 로봇 사업이 본격화되면 장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의 초대형 보상안도 향후 변수다. 테슬라는 머스크에게 최대 1조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새로운 보상 패키지 승인을 요청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목표에는 연간 4천억달러 이익과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달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