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리브해 담당 고위장성 돌연 은퇴…베네수와 갈등 여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7일, 오전 10:4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미 지역 작전을 담당하는 미 군사령관이 돌연 물러난다. 예정보다 2년이나 앞당겨진 사임에 대해 미 언론들은 최근 미국의 카리브해 작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앨빈 홀시 미 남부사령부 사령관(사진=AFP)
16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앨빈 홀시 남부사령부 사령관이 올해 말 은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남부사령관 자리에 오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데다 당초 임기 보다 2년 빨리 떠나는 것이나 헤그세스 장관은 그가 사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홀시 사령관도 자신의 엑스를 통해 “오는 12월 12일 미 해군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홀시 사령관은 미군 전투사령부를 이끄는 4성 장성으로, 1988년 임관해 37년간 군에 몸담았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며칠 동안 홀시 사령관과 헤그세스 장관 사이에는 카리브해 작전 문제와 그가 경질될 가능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베네수엘라와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홀시 사령관의 돌발적인 은퇴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홀시 사령관의 사임은 이 행정부가 과거 미국의 군사 작전에서 얻은 값진 교훈과 가장 경험 많은 전투 지휘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다는 나의 우려를 더욱 깊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은 8월부터 해당 지역에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F-35 전투기, 핵잠수함, 약 6500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1980년대 이후 최대 규모로 카리브해에 군사력 증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군은 지난달 초부터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수선으로 추정되는 최소 5척의 쾌속정을 공격했으며, 그로인해 27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마약테러 집단과의 ‘전쟁’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공격이 정당하다고 보고 있으나 공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국제법 위반이란 비난도 거세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내에서 비밀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로인해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권를 붕괴시키고자 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해 해안에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수백만 명 규모”라고 주장하는 민병대를 동원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 취임 이후 고위급 장성들의 은퇴가 줄잇고 있다. 올해 2월 흑인인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경질됐고 미국 최초로 여성 해군 참모총장에 오른 리사 프란체티 제독도 돌연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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