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연준은 15일까지 한주간 지급준비금이 약 457억달러 감소해 2조99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 증가분인 543억달러를 거의 반납한 수치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둔 돈으로, 금융시스템의 결제와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RRP) 잔액이 크게 줄어, 국채 발행 자금이 더 이상 역레포에서 흡수되지 않고 은행 준비금에서 직접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레포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위해 채권을 담보로 민간에서 현금을 빌리는 거래다.
이 같은 준비금 감소는 연준의 양적긴축을 종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준비금이 빠르게 줄면 시중의 여유자금이 감소해 유동성이 긴축되고, 그 결과 단기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팔거나 만기 후 다시 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양적긴축 종료는 연준이 시중 유동성 긴축이 완화되는 국면으로 전환됨을 뜻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준비금이 ‘풍부’하다고 판단되는 수준을 약간 웃돌 때 대차대조표 축소를 멈출 것”이라며 “그 시점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긴축 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6일 행사에서 “현재 대차대조표 규모는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발언에서도 최소 필요 수준을 약 2조7000억달러로 추정했다. 그는 “우리는 은행시스템과 금융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넉넉한 준비금을 운용한다”며 “은행들이 예치금 부족을 메우려 ‘소파 밑의 동전’을 찾아다니는 상황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