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지급준비금 3조달러 아래로…힘 받는 양적긴축 종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7일, 오전 11:3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급준비금이 3조달러(약 425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수개월 내 양적긴축(QT)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로, 양적긴축 중단 명분이 더욱 강화됐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은 15일까지 한주간 지급준비금이 약 457억달러 감소해 2조99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 증가분인 543억달러를 거의 반납한 수치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둔 돈으로, 금융시스템의 결제와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이번 감소는 7월 부채한도 상향으로 발행 여력이 생긴 재무부가, 현금잔고 확충을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한 결과다. 재무부가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하면 민간의 자금이 재무부의 연준 계정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줄고 시중 유동성이 흡수된다.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RRP) 잔액이 크게 줄어, 국채 발행 자금이 더 이상 역레포에서 흡수되지 않고 은행 준비금에서 직접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레포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위해 채권을 담보로 민간에서 현금을 빌리는 거래다.

이 같은 준비금 감소는 연준의 양적긴축을 종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준비금이 빠르게 줄면 시중의 여유자금이 감소해 유동성이 긴축되고, 그 결과 단기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팔거나 만기 후 다시 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양적긴축 종료는 연준이 시중 유동성 긴축이 완화되는 국면으로 전환됨을 뜻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준비금이 ‘풍부’하다고 판단되는 수준을 약간 웃돌 때 대차대조표 축소를 멈출 것”이라며 “그 시점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긴축 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6일 행사에서 “현재 대차대조표 규모는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발언에서도 최소 필요 수준을 약 2조7000억달러로 추정했다. 그는 “우리는 은행시스템과 금융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넉넉한 준비금을 운용한다”며 “은행들이 예치금 부족을 메우려 ‘소파 밑의 동전’을 찾아다니는 상황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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