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 임원 출신인 닉 클레그 영국 전 부총리(사진=AFP)
2018년 메타에 합류해 올해 초 메타를 떠난 그는 “현재의 AI 붐이 믿기 힘들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기업 가치 평가로 이어졌다”고 “지금 거의 매일, 심지어 매시간 거래가 일어나는 절대적인 광풍 상태다. 이 상황이 조정 국면으로 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가능성은 꽤 높다”고 말했다.
클레그 전 총리는 대형 하이퍼스케일러(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이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회수하고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향후 조정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산업 전체가 의존하고 있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이른바 ‘대형 언어모델(LLM) AI 패러다임’ 역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AI 업계가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초지능에 대해 “확률적 AI 기술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전능하거나 만능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기술 자체가 사라지거나 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이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는 올해 6월 ‘메타 초지능 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를 출범시키는 등 AI 업계는 초지능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클레그 전 부총리는 AI 기술 적용 속도에 대해서도 신중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화요일에 기술을 발명하면 목요일에는 모두가 쓸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며 “데스크톱 컴퓨팅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후 실제로 대중화되기까지 20년이 걸린 것처럼 AI 역시 산업별, 국가별로 적용 속도가 다를 것이고 현재 기술자들이 예측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느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클레그 전 부총리의 경고는 다른 기술기업 수장들의 의견과 유사하다. 전반적으로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데 동의하나 일부에선 AI 산업에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AI는 진짜이며 모든 산업을 바꿀 것”이라며 “금융적 거품과 다른 산업적 거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