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캄보디아 내 인터넷 사기 단속 과정에서 압수된 물품들. (사진=AFP)
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 특별수사과는 이날 중국 국적 회사원 전링(38) 등 3명을 조직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전씨가 이끄는 조직은 지난해 8월 이후 일본 전역에서 약 500명을 상대로 50억엔 이상의 대형 사기 사건을 벌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2023년 경찰관을 사칭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인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들을 속여 미야기현 남성 등으로부터 약 290만엔의 현금과 100만엔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한 사건이다.
해당 조직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일본 내 야쿠자 조직 및 중국계 범죄조직과도 연계해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캄보디아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수장으로, 현지에서 범행을 지시하며 일본 현지 공범들과 역할을 분담했다.
체포 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범죄 수익 중 일부가 중국인 부유층 고객들을 대리해 일본 고급 맨션이나 보석, 명품, 고가 차량 등을 구매할 때 계약금으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전씨 등은 오키나와 거주 남성으로부터 3200만엔을 뜯어냈는데, 이 중 1000만엔이 도쿄 미나토구 고급 맨션 계약금 명목으로 부동산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중국인 구매자로부터 같은 금액을 위안화 현금으로 받아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국제 범죄 조직’의 전모 파악에 나섰다. 국제 공조 수사를 확대해 조직 전체 자금 흐름과 연루 관계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