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트럼프 관세 비용 1700조원…"대부분 소비자가 떠안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7일, 오후 05:3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로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이 추가 부담할 비용이 1조2000억달러(약 17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9000개 기업의 약 1만5000명의 판매 측 애널리스트가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하며 추산된 비용은 보수적인 수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다니엘 샌드버그는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짚었다. 그는 “관세와 무역 장벽은 공급망에 세금을 부과하는 효과를 내며, 현금을 정부로 이전시킨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물류 지연과 운송비 상승이 추가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이 모든 요소들이 결합해 기업 이익에서 노동자, 공급업체, 정부, 인프라 투자자에게 부가 이전되는 구조를 만든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5일 이른바 ‘해방의 날’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국가별 상호관세는 시행 유예 후 미국과 각국 간 무역 협상을 거쳐 8월7일부터 발효됐다. 이후 백악관은 세계 각국과 협상과 협정 체결을 병행하면서도, 주방용품과 자동차, 목재 등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도입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해외 수출업체가 대부분의 관세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S&P 글로벌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S&P는 관세 부담의 약 3분의 1만이 기업이 부담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실제 소비자 부담은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 관세 비용 가운데 약 9070억 달러는 S&P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상장기업 등 주요 기업이 떠안게 되고, 나머지 금액은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과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등 민간 투자회사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샌드버그 분석가는 “실질 생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더 적은 것을 더 비싼 가격에 사는 셈”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전체 관세 비용의 3분의 2라는 수치도 실제 부담에 비해 낮게 잡힌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S&P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종합해 올해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0.64%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에는 0.28%p, 2027~2028년에는 0.08~0.10%p로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사실상 올해는 타격을 입었고, 2026~2027년은 기업들이 기술 도입, 비용 절감,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