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생활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신용불량자로, 지난 여름 텔레그램을 통해 “통장을 며칠 빌려주면 12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모집책을 통해 캄보디아로 건너갔다.
모집책은 이른바 ‘장집’이라 불리는 브로커 조직으로, SNS를 통해 취업·단기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사람을 모집해 현지로 송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지난 7~9월 세 차례에 걸쳐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도착해 ‘웬치’라고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입구에 현지 경찰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100~150달러를 주면 통과시켜줬다”고 했다.
A씨는 직접 캄보디아로 가서 통장과 여권,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조직원인 조선족에게 건넸다. 당시 그의 통장에는 범죄자금 3500만원이 입금됐지만 중간에 지급정지가 되면서 1200만원이 출금되지 못했고, A씨가 조직원들에 보수를 강력히 요구하자 돌려보내 줬다.
한국에 온 A씨는 당초 약속했던 보수를 달라고 조직원에게 계속 압박했고 돈을 주겠다는 말에 캄보디아로 가서 300~400달러만을 받고 나왔다.
이후 통장을 한 번 더 개설해주면 추가 보수를 준다는 연락을 받고 한 번 더 캄보디아에 갔지만, 결국 돈은 받지 못한채 귀국했다.
A씨는 범죄에 가담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돈 문제로 조직에 밉보이면 폭행을 당하거나 살해된다“며 ”2명이 죽었다고 보도됐는데 현지에서 사망자가 50~100명은 될 것으로 본다. 실종된 사람은 대부분 살아남지 못하고 시신은 단지내 소각장에 버려진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웬치에 갔을 때 소각장을 실제로 봤다. 정말 많은 한국인이 이미 숨졌을 것 같더라“며 ”저는 비교적 덜 잔혹한 웬치에 갔기 때문에 운이 좋아 계속해서 빠져나왔다. 제 몸에 문신도 있고 험상궂게 구니 겨우 보내줬는데 일반인이었다면 절대 못 빠져나왔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