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유화 발언·지역은행 우려 완화…3대 지수 일제히 상승[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8일, 오전 06:0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번 주 내내 불안정했던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자 안도하며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불안을 일부 진정시켰다. 동시에 지역 은행 주가의 반등도 증시 상승에 일조했다.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자신감에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8.37포인트(0.52%) 오른 4만6190.61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4.94포인트(0.53%) 상승한 6664.0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17.44포인트(0.52%) 뛴 2만2679.97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때문에 미국이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중 무역 협상에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중국은 약 157%의 관세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내가 원한다면 (중국산 수입품에) 지금 받는 것보다 100%의 관세가 더 붙는다”며 “그러면 관세가 157%가 되고 중국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에게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달 말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고 있다.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우리는 몇 주 후에 한국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제공하며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시켰다.

전날 자이언스 뱅코프의 사기 대출 소식에 신용 위험 우려로 급락했던 지역 은행주들은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은행주 매도세를 주도했던 자이언스 뱅코프와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각각 5.84%, 3.11% 올랐다. 전날 하락했던 KBW 지역은행 지수는 1.69% 상승했다. 트루이스트 파이낸셜과 헌팅턴 뱅셰어스, 피프스 서드 뱅코프 등 대출 기관이 호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위험자산 선호에 채권·금 값은 하락

이번 주 시장을 뒤흔든 불확실성에도 투자자들이 현금을 투입하면서 실제로 주식에는 큰 자금이 유입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PFR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이달 1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주식 펀드에 281억 달러가 유입된 반면 현금은 246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채권과 금 등 안전자산은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2.9bp(1bp=0.01%포인트(%p) 오른 4.005%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3.6bp 오른 3.462%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상승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50분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0.10% 오른 98.44에서 움직였다.

금 현물 가격은 2.6% 하락한 온스당 4211.48달러로 마감했다. 금 값은 장중 온스당 4378.6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 달러화 강세 속에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은 현물 가격도 5.6% 급락해 온스당 51.20달러를 기록했다. 은 역시 이날 장중 온스당 54.4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지만 후반 약세로 전환했다.

◇블룸버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9월 CPI 둔화 전망도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공식 통계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자체 분석한 결과, 10월 11일로 끝난 주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약 21만5000건으로 전주(23만4000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샷다운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의 완화적인 발언도 나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노동시장 둔화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해 회의마다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가펜이 이끄는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메모에서 “경제 데이터 부족은 연준에 문제가되지 않는 것 같으며 10월 회의에서 또 다른 25 베이시스 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TD 증권 전략가들은 24일 발표 예정인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되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봤다. 이는 같은 기간 예상되는 관세 전가로 인한 상품 가격의 상승세를 상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신용카드 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역시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에 7.29%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중국 서버 칩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 여파로 0.07% 내렸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각각 2.03%, 3.08%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만 치료제 가격을 인하할 것을 지시한 영향이 컸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4% 오른 57.5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0.38% 상승한 61.29달러를 기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