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FT 주최로 열린 ‘AI의 미래 서밋’에서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냉소주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 우리에겐 더 많은 낙관주의가 필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미국 각 주(州)에서 제정 중인 AI 관련 새로운 규정들을 언급하면서 “그 결과 50개의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반면 중국의 경우 에너지 보조금 정책 덕분에 현지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 대체 AI 칩을 훨씬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서 “중국에선 전기가 공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간쑤, 구이저우, 네이멍구 등 AI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중국 지방정부들이 자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자국 기업에 한해 전기요금을 최대 50%까지 깎아주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FT는 최근 보도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를 사용할 때 전력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 지방정부들이 보조금을 늘린 것이다.
그의 이번 발언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단호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황 CEO는 줄곧 “미국의 최신 AI 모델들이 중국의 기술과 그렇게 큰 격차가 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시장 개방을 통해 세계가 계속 미국 기술에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이 화제가 되자 황 CEO는 성명을 통해 “오래전부터 말해왔듯이 중국은 AI 분야에서 미국보다 불과 나노초 단위 정도 뒤처져 있다”며 “미국이 전 세계 개발자들을 확보하며 더 빠르게 앞서 나가 승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FT는 그의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은 미국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에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공개된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겠지만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면서 “최첨단 기술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같은 날 기자들에게도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인 블랙웰 칩은 다른 칩보다 10년은 앞서 있다”면서 “이것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8월 저성능 버전 블랙웰(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시리즈)에 한해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황 CEO의 끈질긴 로비에 한때 지난달 30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 첨단 AI의 대중 수출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참모진의 강력한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회담에서 블랙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황 CEO는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블랙웰 중국 판매를 계속해 추진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중국은 전 세계 AI 연구진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면서 “지금처럼 어색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않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책을 찾아주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올해 8월 트럼프 행정부와 대중국 판매액 중 15%를 제공 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한편, 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AI 기술 진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올 1월 공개한 저비용 고성능 대형언어모델(LLM)이 대표적이다. ‘딥시크 쇼크’ 이후 실리콘밸리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과 같은 미국 AI 기업들이 중국을 상대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