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사진=AFP)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가 이 장면을 그대로 보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를 2차 피해라고 규정하며 “윤리적 한계를 넘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이미지의 사용 자체로 범죄 행위”라며 디지털 폭력을 금지한 현행 법률을 근거로 신문사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성희롱은 법으로 처벌받아야 할 범죄”라고 강조하며 여성부에 각 주(州)의 관련 법률을 전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멕시코의 32개 주 가운데 약 절반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만 성희롱이 형사범죄로 규정되어 있다.
전일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 술에 취한 중년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접근해 셰인바움 대통령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가슴을 만지며 입을 맞추려 시도를 했으며, 셰인바움 대통령은 즉시 남성의 손을 밀쳐냈다. 이후 보좌진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해당 장면이 영상으로 담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남성은 당일 오후 9시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경호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건이 발생한 순간 대통령 경호 인력이 근처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을 두고 시민들과 직접 교류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사건 이후에도 “우리는 국민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경호 체계를 강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은 마초 문화와 젠더 기반 폭력이 여전히 뿌리 깊은 멕시코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위험을 다시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멕시코에서는 여성 살해 사건이 821건 발생했다. 올해 9월까지도 이미 501건이 보고되었으며, 전문가들은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여성폭력 감시단체 ‘전국 여성 살해 감시 네트워크’는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한 추행 사건이 여성폭력 문제를 다시 국가 의제로 끌어올렸다”면서 “이 사건은 명백히 비난받고 고발되고 폭력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은 여성들이 매일 경험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