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소프트뱅크는 수개월 전 마벨 측에 비공식 인수 제안을 했으나, 양측이 조건 협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양측은 이 문제를 협상하고 있지 않으나 언제든 다시 인수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손 회장은 당초 마벨을 인수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과 합병하는 구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암과 마벨이 합병된다면 칩 설계부터 생산 위탁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수직 통합형 반도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마벨은 암을 통해 완성도 높은 설계를 만든 뒤 이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등에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실제로 마벨 인수를 추진했다면 이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일련의 투자 흐름을 잇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3월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암페어 컴퓨팅 인수를 결정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암을 인수하고, 2023년 상장 이후에도 약 90%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암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AI 전용 칩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실제 인수까지는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우선 인수 금액이 최대 1000억달러(약 144조 61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자국 내 육성을 추진하고 있어 일본 기업의 인수를 승인할지 불투명하다.
또한 손 회장의 구상대로라면 암과 마벨의 합병은 반독점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엔비디아의 암 인수 시도는 미국·유럽·중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됐고, 2018년 퀄컴의 NXP 반도체 인수 계획 역시 중국의 승인 거부로 좌절됐다.
매튜 머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마벨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및 관련 기술을 설계·개발하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서버 인프라의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마벨은 지난 분기 20억 달러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