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공고 13호에 등록된 15개 미국 법인에 대한 수출 통제 목록 등재 조치를 중단하고 21호에 포함된 16개 미국 법인의 등재 조치는 1년 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월 4일 공고를 통해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응해 미국 기업 15곳을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포함된 기업은 미국 방산업체 레이도스를 비롯해 깁스앤드콕스, 소스맵, 실드AI 등이다. 이들 기업에 대해선 군사용으로 활용 가능한 이중 용도 품목의 수출이 금지됐다.
미·중 관세 갈등이 지속되던 4월 4일에는 또 다시 공고를 내고 미국의 항공기술관련 법인 하이포인트 에어로테크놀로지스, 군사 물자 기업 유니버설 로지스틱스 등 16개 기업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렸다.
이날 상무부 발표를 보면 3월 조치 기업에 대해선 수출 통제 목록, 즉 블랙리스트 등재를 해제하고 4월 포함한 기업은 유예를 적용키로 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 기업을 제재에서 해제한 이유는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대중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유예 및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키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후속으로 각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미국은 중국 해운·물류·조선에 대한 301조(불공정 무역 관련) 조사 중단을 결정했다. 중국도 미국산 닭고기, 대두 등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하는 등 양국 화해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세계화 센터의 허웨이웬 선임연구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양측 움직임이 최신 중·미 무역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긍정적인 발걸음을 나타내며 이는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대화의 여지를 만든다”면서 “규칙에 기반한 상호작용이 건설적이며 중·미 무역 관계를 더 큰 안정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미·중 관계 개선 조치에 따라 한국 기업인 한화오션에 내려졌던 제재도 완화될지 관심사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달 14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해운·물류·조선 301조 조사에 반격하기 위해 한화오션의 5개 미국 자회사에 반격 조치 채택에 관한 결정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 등 5곳이다. 중국측은 이들 기업이 미국 정부의 301조 조사 활동에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중국 해운·물류·조선 301조 조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양국은 이와 관련한 항만 수수료 등 대응 조치도 중단키로 합의했다. 이에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도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이징 내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한화오션 자회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1년 정도 유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등재 해제가 최고의 성과겠지만 당장 중국이 이러한 조치를 내릴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한편 중국측은 미국이 301조 조사를 비롯해 블랙리스트 기업의 범위를 자회사(지분 50% 이상 보유)로 확대하는 방안이나 펜타닐 통제, 농산물 무역 확대 등 협력의 향후 이행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301조 조사를 중단키로 했지만 아직 정식 조치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후 후속 조치를 한다는 것이다.
시샤오리 정법대 국제법학부 교수는 “중·미 경제무역 협의에서 합의에 도달했음에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될 위험이 제거되지 않았다”면서 양측이 도달한 합의를 바탕으로 이행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