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780만원, 고졸만 구합니다”…‘대학 무용론’ 팔란티어의 실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6일, 오후 01:46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의 AI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대학이 망가졌다”며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실험을 진행해 화제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사진=팔란티어 제공)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이달까지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능력주의 펠로십(Meritocracy Fellowship)’이라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개월 동안 월 5400달러(약 780만 원)의 급여를 받으며 실제 업무에 참여한 뒤 정규직 전환 기회를 주는 제도가 핵심이다. 대학교육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회사 인재를 학력보다 실제 현장 근무 능력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프로그램 지원 자격은 대학 미진학자로 제한됐으며 10대 고교 졸업생 500명 이상이 지원해 22명이 선발됐다.

펠로십 1기생들은 4주간 서양 문명, 미국 역사, 사회운동, 저명한 지도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세미나를 수료한 뒤 실무팀에 배치돼 병원, 보험사, 방위산업체,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고객사와 접촉하며 실제 업무에 투입됐다.

앞서 팔란티어는 지난 4월 인턴십 공고를 내며 “실력주의가 사라진 대학에서 빚을 지며 공부하지 말고, ‘팔란티어 학위’를 취득하라”고 홍보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대학 교육은 낭비’라는 알렉산더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의 지론이 바탕이 됐다. 그는 해버퍼드 칼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지만 “대학은 더 이상 좋은 노동자를 양성하는 필수 기관이 아니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전반의 채용 경향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기술 발전 속도를 기존 대학 교육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불신 속에 애플, 테슬라 등은 채용 때 학위를 필수조건에서 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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