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종합상사 더 담는다?…버핏의 버크셔, 현금 들고 엔화 채권 또 찍는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6일, 오후 02:4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올해 두 번째로 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일본 내 투자 확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A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검토하며 여러 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글로벌 차입자들의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버크셔의 채권 발행은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그룹과 슬로베니아 정부 등이 일본 내 채권 시장에서 활발히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이 최근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버크셔는 엔화 채권 시장의 최대 차입자 중 하나다. 버핏 회장은 2019년부터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 8월 보유 사실을 공식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이들 종합상사의 주가는 3배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선 이번 계획을 두고 버크셔가 일본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버크셔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3817억달러(약 552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미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일본에서 엔화 채권 발행에 나서는 건 단순한 자금 확보가 목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버크셔가 현재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엔화 채권을 발행한다는 사실은 일본 내 투자 기회를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자금을 무역 회사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채권 발행 가능성은 일본 종합상사들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해당 종목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크셔는 각 상사 지분율을 10% 이하로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나 보유 비율이 한도에 근접하자 5대 상사 측은 보유 제한을 완화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은 올해 주주서한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5개사의 지분율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버크셔는 2019년 첫 엔화 채권 발행 이후 총 약 2조엔 규모를 조달하며, 외국계 기업 중 최대 규모 발행사로 자리 잡았다. AA급 신용등급과 함께 일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해 일본 일본 채권시장 내에서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자산운용사 AMOne의 가토 하루야스 펀드매니저는 “버크셔의 이번 발행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총 발행 규모”라며 “이는 엔화 신용시장에서 투자자 심리와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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