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 지원 데이터센터 수입 AI칩 금지…엔비디아 타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6일, 오후 03:1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정부가 국가지원을 받은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외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용을 금지했다고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규제 당국이 공정률 30% 미만인 데이터센터들에 이미 설치된 외국산 칩을 모두 제거하거나 구매 계획을 취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정률이 30%를 넘는 프로젝트는 사안별로 개별 심사 후 결정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진=AFP
이번 조치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잠시 완화된 시점에 중국이 핵심 인프라에서 외국 기술을 배제하려는 강력한 움직임이라고 로이터는 평했다. 중국 정부는 AI 칩 자급자족을 국가 전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대중 수출 여부는 양국의 갈등 원인 중 하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끈질긴 로비에 한때 저성능 버전 블랙웰(엔비디아 최첨단 AI 칩 시리즈)의 대중 수출을 허용할 것을 시사했으나, 그는 이달 2일 CBS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겠지만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로이터의 정부 입찰 자료 자체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는 2021년 이후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이상의 국가지원이 투입됐다. 대부분 데이터센터가 국가 지원을 일정 부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지침이 영향을 미칠 범위는 매우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북서부 지역의 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이번 조치로 착공도 되기 전에 전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설은 민간 기술기업이 주도했지만 국가 지원을 받은 사업이었으며, 당초 엔비디아 칩을 도입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는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복귀를 사실상 무산시키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 국가지원 프로젝트에서 외국산 AI 칩이 배제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대중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엔비디아의 중국 내 매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 중국 정부의 자국산 반도체 사용 권고 등으로 엔비디아의 중국 내 AI칩 시장 점유율은 2022년 95%에서 현재 0% 수준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에 익숙해 자국산 대체재의 시장 침투율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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