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달 15만명 정리해고…美감원 22년만에 최고 수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전 06:1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장기화와 인공지능(AI) 도입 등이 맞물리며 미국 내 10월 한 달 동안 감원 규모가 22년 만에 최고 수준이란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미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10월 감원 발표가 15만 3000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5%, 직전월 대비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10월 기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09년 이후 가장 해고가 많았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CG&C는 전했다.

사진=AFP
CG&C의 앤디 챌린저 고용시장 전문가는 “2003년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기술 혁신이 산업 지형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이 수년 내 최저 수준에 머무르는 시점에 4분기에 대규모 해고를 발표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특히 불리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적인 고용 통계 발표가 중단된 상황에서 이 같은 보고서는 고용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민간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고용시장 약화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나왔다. 연준은 9월 이후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12월에0.25%포인트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이는 경기 둔화와 고용 악화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CG&C는 AI 도입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기술 부문에서 가장 많은 해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 감원 규모는 3만3281건으로, 9월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소비재 부문도 3409건으로 급증했다.

정부 셧다운의 직격탄을 맞은 비영리단체 부문은 연초 이후 누적 2만7651건의 해고를 기록하며,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419% 증가했다.

올해 전체로는 기업들이 총 110만 건의 감원을 발표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5% 증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한 10월 감원 규모는 2008년 이후 4분기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챌린저 전문가는 “일부 산업은 팬데믹 시기의 과잉 채용을 바로잡는 조정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AI 도입 가속화, 소비·기업 지출 위축,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비용 절감과 채용 동결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해고된 사람들은 새 일자리를 빠르게 찾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고용시장의 추가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CNBC는 CG&C의 월별 통계는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급증이 즉각적으로 실업보험 청구 건수 등 주(州) 단위 통계에 반영되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전날 미 고용정보업체 ADP는 10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4만2000명 증가해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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