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년 만에 레임덕?…말 안 듣는 공화당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전 09:4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과 지방선거 참패 등으로 취임 1년 만에 레임덕에 진입했다는 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미 폴리티코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레임덕 시기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의원들과의 조찬모임에서 다시 한 번 ‘핵 옵션’을 요구했지만 공화당은 이를 듣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권한을 무력화해 공화당이 예산안 통과를 강행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조찬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시장과 뉴저지주·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이 참패한 것은 셧다운 장기화 때문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폐지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당에 비토권을 주는 필리버스터 제도는 여야 협치를 강제하는 효과가 있다. 상원은 필리버스터를 통한 협치 정신을 하원과 차별화 요인으로 여겨 왔다.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폐지할 경우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장악했을 때 역으로 공화당의 입법 여지가 사라진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원이 아니기에 필리버스터를 날려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을 탓하진 않는다”면서도 “나는 상원의원이라 그렇게 하는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권 심판 성격의 내년 중간 선거를 1년 앞두고 지방선거에 참패한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자기 살 길’을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충격적인 지방선거 패배가 내년(중간선거)까지 이어질 위험이 선명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3년 뒤면 떠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계속 남는다는 정치적 현실과 마주할 조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논란이 있는 내각 후보자 지명부터 관세 전쟁, 국가 부채 한도 상향, 해외에서의 군사 행동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대부분 ‘예스’를 외쳤던 공화당이 1년 만에 ‘노’를 말하기 시작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15명은 필리버스터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 규정을 바꾸거나 폐지하기를 원한다는 사람은 최대 6명 뿐이었다.

WSJ은 “공화당이 필리버스터 폐지 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백악관과 가장 직접적으로 결을 달리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