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불법·사기 광고로 23조원 벌어…연매출 10% 규모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전 10: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메타가 지난해 소셜미디어(SNS) 불법·사기 광고로 160억달러(약 23조 2000억원)를 벌어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메타가 불법·사기 광고 퇴출에 소극적인 탓에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메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이 회사가 하루 평균 150억건의 고위험 불법·사기 광고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에 노출했다고 추산했다.

이들 광고는 투자사기, 온라인 도박, 금지 의약품 등 불법이거나 판매금지 대상인 제품·서비스를 홍보했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16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매출 1645억달러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문서는 지난해 12월 자료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사기 광고 게재 혐의로 메타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자체적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물로 파악된다.

로이터는 메타가 최근 3년간 수십억명의 이용자에게 사기성 전자상거래, 투자사기, 불법 카지노·의약품 광고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내부 광고 탐지 시스템이 95% 이상 확실하게 불법·사기 행위로 판단한 경우에만 광고주를 즉시 퇴출시켜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은 광고 기반 무료 SNS 플랫폼으로, 이용자 성향을 활용한 ‘추적형 광고’를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 이러한 시스템적 특성에 따라 사기 광고를 이미 클릭한 이용자에게는 유사한 사기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메타는 사기 가능성이 높지만 확률이 낮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광고비를 대폭 인상해 광고주들의 광고 게재 의지를 저하시킨다고 설명한다.

최근엔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해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사기 광고가 급증, 피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금전 피해를 입은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올해 5월 작성된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성공한’ 사기 사건의 3분의 1이 메타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분석 보고서에서는 메타가 구글보다 사기 광고를 게재하기가 더 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의 한 규제기관도 2023년 발생한 모든 결제 관련 사기 피해의 54%에 메타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인력 감축 및 AI 투자 집중 등의 전략으로 광고에 대한 안전관리나 실시간 대응이 예전보다 미흡해졌다는 점이다. 메타는 올해 2월 작성된 문서에서 광고주를 심사·관리하는 과정에서 회사 전체 수익의 0.15% 이상 비용이 발생하는 조치는 아예 금지해놨다.

불법·사기가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벌금이 부과되도 최대 10억달러여서 벌어들이는 돈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로이터는 “메타 경영진은 사업 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불법·사기 광고 단속을 주저하고 있다”며 “스스로 단호하게 단속하는 대신, 단기적으로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국가에서의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출신 샌디프 에이브러햄 리스키비즈니스솔루션스 대표는 “규제 감독의 부재를 드러낸 사례”라며 “은행이 사기로 이익을 얻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 기술 업계에서도 이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사기 광고 근절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규제·책임 논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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