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뛸 때 전기트럭 누가 타요?"…'픽업트럭의 왕' 마저 '백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전 12:4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포드가 인기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모델 판매 부진으로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F-150 픽업트럭.(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포드가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드는 지난달 알루미늄 수급 문제로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일시 중단했는데, 생산을 재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드는 연 최대 15만대의 F-150 라이트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늘려놓은 상태다.

포드의 F 시리즈 픽업트럭은 1948년 출시 이후 미국 시장에서 누적 41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셀러지만 전기차 모델은 포드 내부 판매량 예상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포드는 2023년 이후 전기차 부문에서 누적 130억달러(약 18조9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달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자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4%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가솔린 F-시리즈는 6만6000대가 판매된 반면, F-150 라이트닝 판매량은 1500대에 그쳐 전체 모델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기 픽업 트럭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배터리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들이 출퇴근이나 근거리 주행에는 전기차를 타지만, 장거리 운행이나 큰 짐을 견인하는데 사용하는 픽업 트럭은 작업 중 배터리가 방전될 것을 우려해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대형 트럭은 앞으로도 하이브리드나 가솔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1t에 달하는 대형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트럭이 테슬라에 맞설 해법이라고 여겨 왔다. 포드와 GM은 전기차 부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베스트셀러 차량을 전기차 모델로 생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포드가 F-150 라이트닝 단종을 택할 경우 대형 전기트럭의 종말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스텔란티스도 올해 초 풀사이즈 픽업트럭의 전기차 모델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일부 전기 픽업트럭을 단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판매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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