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449조 돈방석'…"테슬라 AI칩 자체 생산 추진"(영상)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후 03:13

[이데일리 김윤지 양지윤 기자]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주들이 6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1조 달러(약 1449조원) 보상안을 승인했다. 머스크 CEO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는 테슬라 자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머스크 CEO의 1조 달러 보상안을 안건으로 올렸으며, 이는 주주 75%라는 압도적인 찬성을 얻으며 가결됐다.

로이터는 “테슬라의 향후 비전과 기업 가치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면서 “주주들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를 전기차(EV) 제조업체에서 AI와 로봇공학 중심의 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구상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평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정규장에서 3.54%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대 상승을 보여줬다.

◇ “주주가치 희석” 반대에도 가결

글래스 루이스와 ISS 등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보상 규모가 지나치게 커 주주가치를 희석시킨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권고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공표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1조달러 보상안’은 단기적인 보상보다 장기 성과 기반으로 설계돼 테슬라의 지속 성장을 유도할 것이란 것이 이사회와 찬성을 표한 주주들의 주장이다.

6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사진=테슬라 엑스 공식계정)
머스크 CEO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이사회에 대해 엄청난 지원 등 지지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다른 회사의 주주총회는 지루하지만 우리 주총은 항상 ‘핫하다(bangers)’”고 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시작하는 것은 단순히 테슬라의 새로운 장(챕터)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또한 무대 위에서 춤을 췄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머스크 CEO의 보상안 외에도 이사회 3명의 재선임, 이사회 전원에 대한 매년 선출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주주들은 또한 테슬라가 머스크 CEO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AI(xAI)에 투자하는 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해충돌 우려로 인해 다수의 기권표도 나왔다.

◇ 머스크 지분 최대 25%까지

‘1조 달러 보상안’은 향후 10년 동안 12단계(트랜치)로 이뤄진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경우 총 4억23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약 1조5000억달러 규모인 시가총액을 최대 8조5000억달러로 늘리고, 연 핵심 영업이익 4000억달러, 연간 차량 생산 2000만대, 로보택시(자율주행 무인택시) 100만대, 옵티머스 100만대 판매 등 경영성과를 내야한다.

머스크 CEO는 각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테슬라 지분의 약 1%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게 된다. 모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이 가능하다. 모든 목표를 달성해 회사 주식의 12% 지분을 받으면 총 보상 규모는 약 1조 달러로 추산된다. 머스크 CEO는 이미 테슬라 지분 13%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상 규모는 주가 변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정되는 유동적 가치로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실제로 증가시킨 부분만큼만 지급한다”는 조건 등을 반영하면 실질 가치는 약 878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2018년 승인된 머스크 CEO에 대한 560억 달러 보상안은 지난해 델라웨어 법원이 절차상 감독·투명성 결함을 이유로 무효화했다. 이에 테슬라는 주주소송 제기 조건이 더 엄격한 텍사스주로 본사를 이전했다.

◇ “테슬라 AI칩 삼성 등서 생산하나 부족”

머스크 CEO는 이날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자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테슬라의 차세대 AI5 칩에 대해 “기본적으로 4곳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TSMC 생산기지 3곳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가 원하는 양의 칩을 확보할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마도 거대한 칩 공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가팩토리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큰 규모”라며 테슬라의 기존 차량과 배터리 생산 공장을 언급했다. 다만 해당 공장의 건설 시기나 위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는 현재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칩을 공급받고 있고, 삼성전자, TSMC와도 제조 계약을 맺고 있다. 그는 이날 인텔과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최근 대부분의 시간을 테슬라의 칩 설계 팀과 함께 자사 전용 고성능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의 칩을 “탁월한 성능을 지닌 제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설계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는 자체 용도에 맞춘 맞춤형 칩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 대비 전력 소모는 3분의 1, 성능은 유사하며 비용은 10% 이하인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테슬라는 이 칩을 자율주행 택시인 사이버캡과 옵티머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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