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억지력 위해 '조선업 최고 수준' 韓과 협력 필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후 02:5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의 대중 억제력에 있어 병참이 ‘아킬레스건’인 만큼 한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 제기됐다.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염포부두에 입항 중인 미 해군 소속 4만1000톤(t)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6일(현지시간) 군사전문매체 브레이킹디펜스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에이크 프레이먼 연구원과 요크타운연구소의 해리 핼름 선임연구원은 최근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대중 억제를 위해 병참 분야에서 시급히 개선하면서 이처럼 제언했다.

이들은 미국이 중국과 충돌할 경우 가장 치명적인 취약점은 구축함이나 스텔스 폭격기, 잠수함 같은 전투자산이 아니라 이들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수송선·항공기·보급창고로 이루어진 ‘병참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참을 “국가경제와 전투력 사이를 잇는 다리”라고 설명하면서 이것이 지금 미국의 억지체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라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이 중국을 억지하려면 전선의 전투력뿐 아니라 병참 인프라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병참체계는 비용 절감 차워에서 ‘평시 효율’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즉, 태평양 전역에서 전투가 이뤄진다면 필수적인 해상 수송체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연합군 보급을 위해 6000척 이상의 상선을 통제했으나 오늘날 미국 국적 상선은 200척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군 해상수송 사령부(MSC)는 승선원 부족 때문에 선박을 퇴역시키고, 상비예비군(RRF) 선박 평균 연식은 40년 이상으로 ‘떠다니는 박물관’ 수준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현재 공개된 전력과 배치, 작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한다면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충분한 보급 계획 없이 전력을 전방에 배치하는 것은 적에게 공격의 유인을 주는 일”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동맹과 병참망을 공동 구축하고 △대미 투자를 병참 생태계로 집중시키며 △국가 해운·조선 역량을 부흥시키라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와 상선대를 보유한 만큼 공동투자, 상업적 계약 등을 통해 미국의 수송·급유 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식량, 연료, 탄약, 핵심 광물, 주요 부품의 전략비축분을 동맹국들이 대폭 확충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태평양 억지구상(PDI) 예산을 직접 통제하도록 권한을 확대해 중국 미사일 사정권 내에서도 작전 가능한 분산·내구성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병참 역량을 재건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막대하지만 실패의 대가보다 훨씬 작다”면서 다음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탄력적 지역 병참망 구축에 투입해 중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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