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 짓밟았다" 김동연 때린 김병주의 말,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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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07일, 오후 05:52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가 내년 노인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행정 편의주의가 노인복지의 가치를 짓밟은 결정.”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 7일, 경기도가 아닌 충북에서 나온 발언이다. 국민의힘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입에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소속이다. 최고위원이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수감 중인 자당 도지사를 직격했다. 전날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의회에서 “재원 압박 때문에 1년 치 예산을 다 못 담았다. 추경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음에도 나온 당내 ‘내부총질’이다.

7일 성남 판교에서 열린 '한국 혁신 스타트업 서밋'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충북 청주 오송 현장최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사진=경기도, 연합뉴스)
주인공은 각종 방송에서 “고민 중”이라며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친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충북 청주 오송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도가) 노인상담센터 지원비 전액, 노인복지관 운영비 전액을 줄이고 급식과 배달 지원까지 축소했다”며 “노인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가치. 상담 한 통, 식사 한 끼가 어르신들의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 삭감은 곧 사회적 안전망의 붕괴다. 경기도는 재정 탓을 하지만 예산은 우선순위의 문제이지 핑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인 복지를 줄이는 것은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사람을 줄이는 일이다. 경기도는 재정 논리가 아닌 인간의 눈으로 사안을 보시기 바란다”고 경기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같은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경기도의 재정 편성 방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의회에서 “복지 예산은 전체 규모로 7.1% 늘어난다”며 “이번 예산 편성을 하면서 재원 압박 때문에 일부 예산은 내년도 1년 치를 다 못 담았다. 그런 것들은 저희가 내부적으로 1차 추경 때 그 돈을 담기 위해서 약간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스럽게도 지금 추경 재원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 정도의 예산은 충분히 담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 여파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5447억원의 지방채 발행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노인복지예산이 본예산에는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1년 예산 전체가 아닌 분기별 필요한 예산을 먼저 담아 보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김동연 지사의 설명처럼 내년 세수 추이에 따라 추경을 통해 충분히 모자란 나머지 1년치 예산을 전부 충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성남에서 진행한 민생경제 현장투어 일정 중 취재진이 김 최고위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가 굳이 할 필요는 없고, 내년도 예산안 제출에 있어서 어제 도정질문에서 밝힌 그대로”라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는 새롭게 올바른 방향에 맞는 재정정책과 예산편성을 했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확대 재정에 따른 우리가 매칭하는 지방정부 예산이 많이 필요해서 그만큼의 우리 자체 예산에 대한 다소간에 조정이 불가피했다”라며 “다만 복지에 있어서 장애인, 노인, 일부 문화 사업에 대한 예산은 이번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저희가 적극 더 반영할 계획에 있고, 또 부족한 부분은 내년 1차 추경을 통해서 충분히 반영해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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