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베트남 중부 지아라이(Gia Lai) 지역에 태풍 갈매기가 상륙하기 전 해변에서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제13호 태풍 갈매기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2800가구가 피해를 입어 약 130만명이 정전을 겪었다.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태풍 갈매기는 지난 4~5일 필리핀을 휩쓴 뒤 6일 저녁 7시 29분께 베트남 중남부 닥락(Dak Lak)성에 폭풍 해일과 함께 상륙했다. 이 지역은 호치민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갈매기가 상륙한 뒤 다수의 가옥이 붕괴하거나 물에 잠겼으며, 폭우와 강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긴급 구조 요청이 잇따랐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긴급 온라인 회의를 개최하고 군 병력 약 26만명과 차량 6700대, 항공기 6대를 배치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요 공항과 고속도로는 폐쇄됐고 수십만명이 대피했다.
태풍 갈매기가 휩쓸고 간 베트남 중부 해안 지역은 하룻밤 사이 파괴된 주택 잔해로 뒤덮였다. 강한 바람은 나무와 전신주를 뿌리째 뽑았고, 지붕과 유리창을 부수며 도시 곳곳을 초토화시켰다. 주민 수천명이 학교와 공공시설로 긴급 대피했고, 군 병력이 복구와 지원 작업에 투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당국은 중남부 저지대에서 추가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지역에선 태풍이 상륙하기 전인 지난주에 기록적인 폭우로 이미 50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필리핀에서도 지난 4~5일 갈매기가 세부·네그로스섬 등을 강타해 대규모 침수와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최소 188명이 목숨을 잃고 135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300명 이상 발생했다. 정확한 수치는 여전히 집계 중이다.
특히 세부는 지난 9월 30일 발생한 강진 피해 복구 작업을 하던 도중에 태풍이 덮쳐 피해가 중첩됐다. 세부에서만 71명이 사망하고 65명이 실종됐다.
세부를 비롯한 중부 지역 전반에서 산사태와 급류가 주거지를 덮치며 수십만명이 피난했다. 하루 만에 한 달치 강수량이 쏟아졌고, 일부 도시에서는 컨테이너와 차량이 물살에 휩쓸렸다. 일부 지역에선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
필리핀 정부는 전날 전국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구호·구조 작업에 나섰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이번 사태는 생명과 생계, 일상의 기반을 무너뜨린 심각한 국가적 위기”라며 전면적인 구호 활동을 지시했다.
태풍 갈매기는 이날 오전 캄보디아·라오스 국경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했으며, 최대 시속 149km(초속 약 41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했다. 인근 미얀마 북부에서도 집중호우 가능성이 예보됐다.
전문가들은 필리핀·베트남의 대규모 피해가 단일 태풍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폭풍의 빈도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베트남과 필리핀은 태평양 태풍 벨트에 위치해 열대성 폭풍과 태풍에 매우 취약하다고 외신들은 부연했다.









